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Dec 21. 2020

연리근 (連理根)

사랑한다면 이처럼 하고 싶다.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난 과정은 달랐지만 함께 합쳐질 때가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결혼이며 동물들끼리는 짝짓기라고 하지만 나무와 같은 식물은 조금 다르게 부른다. 연리지, 연리근, 연리목이라 부르며 사랑의 상징처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나무의 몸통이나 가지가 붙는 것보다는 뿌리가 같이 붙는 것이 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기반부터 공고히 맺어진 관계처럼 서로의 힘을 합쳐 자연의 힘에서도 같이 버틸 수 있다. 끈질긴 생명력의 기반에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음성과 진천의 지역이 합쳐진 도시 충북혁신도시에는 연리 근공원이라고 따로 만들어져 있다. 관심 없이 지나가면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된 두 고목이 뿌리를 같이 공유하고 있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 흘러가는 듯한 삶의 결에서 이 세상을 조금은 살기 좋게 만든 것은 사랑과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그 어떤 곳의 연리근보다도 이 곳에 자리한 연리근은 그 위세가 당당하다. 겨울에 와서 그렇지만 한 여름에는 녹색의 푸르름을 각기 보여줄 듯하다. 연리근(連理根). 오랜 세월 함께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두 몸이 하나가 된다 하여 ‘사랑 나무’라 일컫는다. 

공원이 연리근을 중심으로 제법 잘 조성이 되어 있다.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서로 합쳐지는 현상을 연리(連理)라고 한다. 가까이 있고 서로의 마음이 이어지는 사람과 사람의 사이와 같다. 뿌리가 붙으면 연리근(根), 줄기가 붙으면 연리목(木), 가지가 붙으면 연리지(枝)라고 부른다. 연리지에 비유한 비익조(比翼鳥)를 장한가(長恨歌)에서는 남녀 사이 사랑이 진한 것으로 대신 표현하기도 했다. 

사랑을 한다면 몸이 하나가 되는 것보다 일부 가지가 하나가 되는 것보다 그 뿌리가 하나가 되는 것이 더 오래가지 않을까. 나무의 뿌리는 근원이며 정신이기도 하다. 왼쪽은 음의 형태, 오른쪽은 양의 형태로 마치 남녀가 천년 동안 사랑을 하고 있는 모양이 보통 연리근의 형상이라고 한다. 

주변에 나무가 있었을 것이라는 상상이 되지만 두 나무가 우뚝 서서 오래된 세월을 견뎌온 만큼 오래도록 이곳에서 사람들에게 사랑의 이야기를 존재 자체로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로망 혹은 사랑의 이야기이기에 좋은 느낌을 생각되지만 그 오래된 시간을 견뎠기에 지금 이렇게 자리할 수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백야 (白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