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설쓰기

오래된 라디오(Radio of old memories)

마지막 채널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달리는 차량에서 자기 자신을 조절하지 못했던 스스로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을 보는 것처럼 무표정하게 차량에서 달리던 그때 갑작스럽게 뒤에서 엄청난 충격이 가해졌다. 차량은 원래 가속되던 속도에 뒤에서 가해진 에너지로 인해 차량에 대한 제어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갑자기 튀어나간 차량은 오른쪽의 옹벽을 왼쪽 범퍼부터 보닛 안에 엔진까지 충격을 받을 정도로 박았다. 아직도 에너지가 남아 있는 차량은 충격에 대한 물체가 작용하는 모든 힘은 늘 반작용의 힘을 동시에 받는 반작용으로 인해 회전하면서 중앙의 턱을 그래도 충돌했다.


중앙의 턱은 40cm 정도에 불과해 차량을 들어 올리며 차량을 공중으로 붕뜨게 만들었다. 성호는 그 순간을 사진처럼 기억을 하기 시작했다. 차량은 한 바퀴를 완벽하게 회전한 뒤에 남아 있는 에너지로 반대편의 옹벽까지 밀려나가면서 트렁크와 조수석을 충돌하면서 멈춰 섰다. 성호는 갈비뼈의 골절로 인해 폐에 출혈이 일어나면서 머리를 앞 유리창에 충돌하면서 의식을 잃었다.


그 뒤로 가속하면서 내려오는 차량은 성호의 차량을 충돌하면서 충격이 더 가해졌다. 이후 119가 와서 그를 끌어내려고 했지만 프레임이 모두 휘어지면서 도구를 사용해서 꺼내야 했었다. 스스로 자가호흡을 하지 못했던 성호는 산호 호흡기를 끼고 있었지만 무의식 속에 스스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가끔씩 들었던 소음은 의사나 간호사의 대화나 산소호흡기가 내는 작은 소음이었던 것이었다. 숨이 점차로 가팔라지는 것을 그는 스스로 느끼기 시작했다.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그녀와 시간을 더 보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잠시 불규칙한 호흡은 그를 숨쉬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에게 그 말을 해주어야 했었다.


"연수야. 나 지금 살아 있지만 병원에 있는 것 같아."

"뭐라고? 지금 나랑 대화화고 있잖아. 무슨 소리야. 오빠 그냥 농담하는 거지?"

"나도 모르겠어.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나이가 들은 연수, 대학교를 다닐 때의 연수와도 대화를 했었어."

"그게 말이 돼? 오빠 연극하는 거야? 미래를 다녀오는 타임머신 이야기도 아니고 말이야."

"적어도 연수는 75살까지는 건강하게 살아있어."


그 나이의 그녀에게 종양이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미래를 아는 것만큼 불행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지금 돌아보니 작가로서 성공을 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지금 어디인데? 내가 지금 바로 갈게."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모르는데 그냥 이 모든 것이 현실 같지 않아."


그런 생각을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마치 물이 흐르듯이 방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현실이 왜곡되어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한 곳으로 몰리는 것이 느껴졌다. 영화 속에서 시간과 몸의 길이가 끝없이 길게 늘어지는 것같이 보였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오래된 라디오 하나뿐이었다. 그 라디오조차 조금씩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했다. 조각나서 파편이 나듯이 오래된 라디오는 분해되었다. 마지막으로 진공관마저 사라지자 그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직감 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녀에게 마지막 이야기를 남겨야 했다.


"마지막 채널은 널 위한 거였던 거 같아. 연수야. 세상에는 여러 일도 생기고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생기겠지.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때론 잘못된 것이 있어도 사랑하고 사랑하다 보면 잘못된 것도 그 일부라는 것을 알 때가 있겠지. 행복한 일을 하고 길을 걷고 작가로서 행복하게 살아."


그의 마지막 채널은 그렇게 닫혔다. 채널이 닫힘과 동시에 그 역시 마지막 심장박동이 멈추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그의 생명유지장치에서 나오던 지지직 거리던 소리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오래된 라디오와 작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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