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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4. 2022

솥뚜껑 매운탕

독특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좋았던 음식

민물에서 사는 식재료중에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것이 무엇일까. 민물고기가 아닐까. 상류, 중류, 하류에 사는 물고기들은 모두 다르지만 대부분 큰 물고기들은 하류에서 잡힌다. 매운탕에 사용되는 물고기 중에 메기만 한 것이 없을 것이다. 붕어나 잉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시가 너무 많아서 즐겨 먹지는 않는 편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매운탕은 좋아하는 편이다. 어머니의 생일에 맞춰 공주까지 발걸음을 했다. 계속 투덜거리는 동생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가는 내내 엉뚱한 소리를 했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가시를 잘 바르지 못하고 입안에서 꺼끌 거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뭉텅뭉텅 들어간 메기나 빠가 매운탕을 선호한다. 

이런 곳에 식당이 있겠냐는 동생의 말과 달리 외진 식당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켜간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40여분을 기다려서 드디어 테이블에 착석할 수 있었다. 처음 가본 곳이지만 큰 규모의 식당에는 가마솥 뚜껑에 끓이는 매운탕을 먹는 장면은 약간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선택권이 없다. 그냥 앉으면 인원수대로 메기와 새뱅이가 들어간 매운탕이 나온다.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알아서 끓여주고 반죽된 수제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넣어준다. 

이 음식점은 메기를 적당하게 토막을 내어 그 육수에 쌀, 국수, 수제비, 들깻가루, 파, 마늘, 고추장, 고춧가루 등을 넣고 끓이는데 특히 깻잎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양이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는데 끓이면 그냥 인원수대로 먹을 정도는 된다. 시원한 국물 속에 묘한 흙내음이 느껴지는 맛이다. 금강수계에서 잡아온 메기로 끓이는 매운탕처럼 큰 강 주변의 강촌마을에서부터 작은 개울물이 흐르는 두메산골의 산촌마을에 이르기까지 민물고기가 살지 않는 하천은 없다.

금강 수역의 지천 가운데 물 맑고 다양한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어 오래전부터 매운탕으로 소문난 곳이 여러 곳이 있다. 민물매운탕은 바다 생선 매운탕과는 달리 푹 끓여야 깊은 맛이 국물에 우러나오기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메기는 쫀득한 식감이고, 동자개는 미끈하고 촉촉한데 어떤 물고기가 들어갔느냐에 따라 국물 맛이 달라진다. 민물고기는 지리로 끓이면 흙내와 비린내를 잡기가 아주 힘들어지기 때문에 붉은색의 매운탕뿐이 없다. 동의보감 잡병 편 권 지구(卷之九) 해독(解毒)에 매운탕이 등장하기도 한다.  

많지는 않지만 용돈이 들어간 카드를 드리고 매운탕을 결제했으니 오는 길에 카페나 들려보았다. 동생 보고 결제하라고 했더니 음료를 마시는 내내 이런 카페를 왜 오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20번쯤 들었다. 

겉에서 볼 때는 상당히 분위기가 있어 보였는데 들어와 보니 그냥 깔끔한 카페 정도의 느낌이었다. 

미끈한 몸에 긴 수염, 아래턱이 길쭉한 모습으로 생김새는 특이하지만 부드러운 식감과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으로 유명하다. 단백질, 철분, 칼슘, 비타민도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이 메기다. 동의보감에도 ‘메기는 이뇨작용이 탁월해 몸이 부었을 때 메기탕이 좋다고 나와 있다. 메기의 한약명 중에는 종어(宗魚)라는 명칭이 있는데, 이는 민물고기 중 가장 맛이 좋다는 뜻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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