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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뚜껑 매운탕

독특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좋았던 음식

민물에서 사는 식재료중에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것이 무엇일까. 민물고기가 아닐까. 상류, 중류, 하류에 사는 물고기들은 모두 다르지만 대부분 큰 물고기들은 하류에서 잡힌다. 매운탕에 사용되는 물고기 중에 메기만 한 것이 없을 것이다. 붕어나 잉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시가 너무 많아서 즐겨 먹지는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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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매운탕은 좋아하는 편이다. 어머니의 생일에 맞춰 공주까지 발걸음을 했다. 계속 투덜거리는 동생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가는 내내 엉뚱한 소리를 했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가시를 잘 바르지 못하고 입안에서 꺼끌 거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뭉텅뭉텅 들어간 메기나 빠가 매운탕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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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식당이 있겠냐는 동생의 말과 달리 외진 식당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켜간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40여분을 기다려서 드디어 테이블에 착석할 수 있었다. 처음 가본 곳이지만 큰 규모의 식당에는 가마솥 뚜껑에 끓이는 매운탕을 먹는 장면은 약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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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선택권이 없다. 그냥 앉으면 인원수대로 메기와 새뱅이가 들어간 매운탕이 나온다.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알아서 끓여주고 반죽된 수제비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넣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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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점은 메기를 적당하게 토막을 내어 그 육수에 쌀, 국수, 수제비, 들깻가루, 파, 마늘, 고추장, 고춧가루 등을 넣고 끓이는데 특히 깻잎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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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는데 끓이면 그냥 인원수대로 먹을 정도는 된다. 시원한 국물 속에 묘한 흙내음이 느껴지는 맛이다. 금강수계에서 잡아온 메기로 끓이는 매운탕처럼 큰 강 주변의 강촌마을에서부터 작은 개울물이 흐르는 두메산골의 산촌마을에 이르기까지 민물고기가 살지 않는 하천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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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수역의 지천 가운데 물 맑고 다양한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어 오래전부터 매운탕으로 소문난 곳이 여러 곳이 있다. 민물매운탕은 바다 생선 매운탕과는 달리 푹 끓여야 깊은 맛이 국물에 우러나오기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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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는 쫀득한 식감이고, 동자개는 미끈하고 촉촉한데 어떤 물고기가 들어갔느냐에 따라 국물 맛이 달라진다. 민물고기는 지리로 끓이면 흙내와 비린내를 잡기가 아주 힘들어지기 때문에 붉은색의 매운탕뿐이 없다. 동의보감 잡병 편 권 지구(卷之九) 해독(解毒)에 매운탕이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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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지는 않지만 용돈이 들어간 카드를 드리고 매운탕을 결제했으니 오는 길에 카페나 들려보았다. 동생 보고 결제하라고 했더니 음료를 마시는 내내 이런 카페를 왜 오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20번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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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에서 볼 때는 상당히 분위기가 있어 보였는데 들어와 보니 그냥 깔끔한 카페 정도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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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끈한 몸에 긴 수염, 아래턱이 길쭉한 모습으로 생김새는 특이하지만 부드러운 식감과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으로 유명하다. 단백질, 철분, 칼슘, 비타민도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이 메기다. 동의보감에도 ‘메기는 이뇨작용이 탁월해 몸이 부었을 때 메기탕이 좋다고 나와 있다. 메기의 한약명 중에는 종어(宗魚)라는 명칭이 있는데, 이는 민물고기 중 가장 맛이 좋다는 뜻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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