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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9. 2022

포천 이동갈비

음식이 사람의 생각 속에 자리 잡는 방법

아직도 한국은 음식이라는 것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처럼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많은 나라가 있을까. 고객이나 손님에게 음식을 통해 어떤 경험치를 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음식을 만들어 파니 오래갈 수가 없다.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과연 음식에 대한 존경이라는 것이 있을까. 노력은 최소로 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을 한다. 사람들 또한 음식에 기대가 많지 않기에 TV에서 나온 음식점들을 찾아간다. 


지금까지 트렌드처럼 스쳐 지나간 음식점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음식에 고민이 없고 고민이 없으니 음식이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음식을 먹고 나니 사람들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런 음식을 판다면 음식점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를 직접 해서 발품을 팔아야 한다. 예를 들어 갈비를 판다면 양념을 어떻게 할지가 아니라 먼저 다른 유명한 지역음식을 먹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소 생갈비는 비싸고 유통기간도 짧으니 뒤로 제처 두고 양념갈비를 생각해보자. 

소 양념갈비로 유명한 집들은 전국에 수없이 많을 것이다. 우선은 지역을 생각해본다. 안동의 갈비는 갈빗살만을 가지고 양념에 잰 것이 특징이다. 예산의 갈비는 암소갈비로 만들어서 고소하면서도 살살 녹는다. 수원갈비는 숙성이 된 갈비로 대중적인 맛이 무난하다. 포천의 이동갈비는 어떨까. 가격 대비 가성비가 좋다고 할까. 숯불로 구어야 제맛이겠지만 집에서 먹으면 그렇게 먹기는 힘들다.  

고기가 오래가기 위해서는 소금이나 설탕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 간이 약하면 금방 상할 수 있어서 양념이 많이 들어가고 더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는 냉동을 해야 한다. 

비싼 것부터 저렴한 것까지 먹어보면 가격의 스펙트럼이 생긴다. 좋아하는 것 하나만 먹어서는 맛의 스펙트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 수가 없다. 포천 이동갈비는 적당하게 부드럽고 적당하게 씹는 맛이 있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느낌은 없지만 소갈비를 먹는다는 체면 정도는 살려주는 맛이다. 

적당하게 구워서 먹으면 맛이 좋다. 지글지글하게 끓여지는 것보다는 숯에 살짝 익혀서 먹으면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 정도로 만족이 된다. 이동면은 북동부에 위치하며 북쪽으로는 강원도 철원군, 동쪽으로는 강원도 화천군, 서쪽으로는 영북면, 남쪽으로는 일동면에 접해 있기에 이동갈비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이동면을 직접 가보면 알겠지만 원조 혹은 삼대를 써놓은 음식점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음식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나서 그 후에 음식이 사람의 머릿속에 어떻게 자리 잡게 될지 생각하는 것이 순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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