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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1. 2023

오삼이의 도시

봉황대가 있는 연화지에 떠 있는 반달곰

올해로 9살이 되었다. 동물의 나이는 사람과 달라서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간다. 사람은 오래 키워야 자립이 가능하고 그 자립조차 본능적이 아닌 사회적으로 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동물은 그렇게 빨리 성장하고 빨리 적응하려고 한다. 태어나자마자 일어나고 걸어 다니며 심지어 뛰어다닐 수 있는 것이 동물의 본능이다. 둥지의 알에서 깨어나 자연으로 보내는 것처럼 김천시에서는 수컷 반달가슴곰을 지리산으로 보냈다고 한다. 

김천이 좋아서 이곳으로 다시 찾아오기를 반복했던 오삼이는 53번째로 관리하는 수컷 반달가슴곰으로 김천시 수도산에 살고 있다. 그 곰이 오삼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오삼이 인증숏을 연못 위와 봉황대 입구에서 찍을 수 있는데 개인 SNS로 업로드를 하고 김천시, 연화지, 오삼이 해시태그를 달고 김천시 SNS 구독, 네이버 폼 신청서를 제출하면 오삼이 위클리 플래터와 볼펜을 준다고 한다. 이 볼펜은 지인에게 준 기억이 난다. 

오삼이와 함께하는 SNS 이벤트는 3월 10일부터 4월 16일 가지 참여해 볼 수 있다. 일명 연화지에 오삼이가 떴다 이벤트다. 

지난번에는 해가 완전히 넘어간 이후에 왔기 때문에 연화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방문해 보았다. 

동물이 캐릭터가 되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는 것은 이제 익숙해져 있다. 가상의 동물일 수도 있고 이처럼 살아있는 곰이 캐릭터가 되어주기도 한다. 곰은 한민족의 역사에서 사랑을 받았던 동물이다. 곰과 호랑이가 동굴 속으로 들어가서 끝까지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된 것은 곰이 아니었던가. 

연화지에 비추어진 반영이 흐린 수채화에 흩뿌려진 물감처럼 보인다. 

벚나무가 저수지를 빙 둘러 심겨 있어서 3월 말에서 4월 초에 가장 보기 좋은 풍광이 연출된다. 저수지 한쪽에는 세 개의 섬이 있는데, 가장 작은 섬에는 소나무와 벚나무 몇 그루가 심어져 있다. 나머지 두 섬은 작은 석재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저 섬 내부에는 1985년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5호로 지정된 봉황대(鳳凰臺)라는 정자 하나가 위치해 있다.

김천의 캐릭터 오삼이가 떠 있는 연화지의 이름은 1707년부터 1711년까지 김산군수를 지낸 윤택이 솔개가 봉황으로 변해 날아오르는 꿈을 꾼 후 연못을 솔개 연자에 바꿀 화자를 써서 연화지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날아간 봉황의 방향이 읍취헌 쪽인지라 다락 이름도 읍취헌에서 봉황대로 고쳤다. 이곳은 원래 김산관아의 북쪽 구화산 아래에 있었는데 1838년 군수 이능연이 지금의 자리인 연화지 중앙으로 옮겼다고 한다. 

사방 3칸의 2층 다락으로 1700년 창건되어 김산향교와 함께 교동이 조선시대 말까지 김산군의 읍치였던 것을 알게 하는 유적이다. 연화지 주변으로 산책로와 조경이 조성된 것은 대전에서 EXPO가 열렸던 1993년이었다. 

연화지에 떠 있는 오삼이는 김천에 세 번이나 발길을 했으며 정식 명칭은 김오삼으로 김천의 김과 삼산이수를 합한 오 세 가지 특산품(포도, 자두, 호두)의 삼을 뜻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자두를 안 먹은 것이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생과로만 소비되던 자두를 가구를 가공하여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자두맛 특공대의 음료를 한 번 맛봐야겠다.  

반달가슴곰이나 말레이곰은 나무를 잘 타는데 높은 지방에 사는 반달가슴곰은 겨울잠을 자는 것이 특징이다. 곰은 보통 20~30년 정도를 살고 있으니 수명으로 볼 때 오삼이는 절반정도를 산 셈이다. 이제 벚꽃이 피는 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김해 봉황대가 자리한 연화지에 떠 있는 오삼이를 만나보는 것도 좋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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