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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27. 2023

말리그넌트

내면 속에 있는 다른 악마를 만나는 일 

사람은 자신이 하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분명히 자신이 한 행동인데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주로 향정신적인 약물을 과하게 투입했을 때 자신도 몰랐던 내면을 마주할 때가 있다. 사람의 뇌는 끊임없이 기억을 재조립하면서 자신을 증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죽을 때까지 스스로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프로이트, 융, 아들러 같은 심리학자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람의 심리에 대해 기술하였다. 세상에는 이해하지 못할 수많은 사람들을 뉴스와 같이 단편적으로 만나기도 한다.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 


태어날 때부터 다른 인격체를 한 몸에 지니고 태어났지만 수술로 간신히 다른 인격체를 떼어내고 살아간다. 샴쌍둥이가 오래 살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의 몸을 두 개의 인격체가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다른 하나를 떼어내는 것이 신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말리그넌트는 악성의 기형종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영화다. 청소년관람불가에 걸맞게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사람의 인격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에나벨 월리스는 폭력적인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어릴 때 제거했던 다른 친구 가브리엘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사람의 뇌를 완전하게 속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보통은 머리가 다르게 태어나지만 가브리엘은 에밀리 메이슨과 머리를 공유하고 나머지는 기생하는 쌍둥이다. 1992년 위버 박사와 동료 2명은 가브리엘은 메디슨의 뇌 속에 가두어버렸지만 2021년에 자극을 받으면서 복수심을 가지고 다시 부활을 한 것이다.  

그녀가 세 번이나 유산을 한 이유는 가브리엘이 의사들에 의해 몸이 분해가 되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함이었다. 피로 연결된 가족이 좋은 가족이 될 수 없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영화 말리그넌트는 피는 진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매드슨은 영화 속에서 물리적. 정신적인 폭력을 당하면서도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한다. 여성이 여성으로 혹은 한 사람이 자기 자신으로서 온전해질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어한 영화이지만 그 속에서 가족스러움 혹은 가족 같은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그려나가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충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면서 가브리엘의 광기 어린 폭주를 그려낸 영화 말리그넌트는 나름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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