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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6. 2023

생명이 움트는 계절

꿩이 살고 있다는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雉岳山) 길 

오랜 세월 동안 많은 문화와 사회는 산이 자연에 초자연적으로 개입하여 생물들과 인간을 창조했다고 추정해 왔다. 그렇지만 다윈의 자연선택은 생물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샘영의 화학은 탄소 원자의 독특한 구조에 있다. 탄소 원자 하나에 다른 원자가 붙을 자리가 2군데 있는데 이곳에 이리저리 원소와 결합하면서 우리가 눈에 보이는 생명체들을 만들어낸다. 

세상 대부분의 것을 그렇게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사람의 관점으로 보려고 한다. 이곳은 원주의 대표적인 산인 치악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길이다. 치악산에서의 치악(雉岳)은 치는 꿩을 의미하며 악은 험하고 큰 산이라는 의미다. 즉 꿩이 살고 있는 크고 험한 산이라는 의미다. 

치악산은 원래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서 적악산이라고 불리던 산이었지만 뱀(이무기라고도 한다)에게 잡힌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의 보은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하여 치악산이름이 유래하였다. 군사 요충지인 이곳은 험준한 산세와 지리적 여건으로 천연의 요새였기에 영원산성을 비롯하여 금두산성·해미산성지 등이 남아 있다.

치악산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에는 여러 가지 조형물이 있는데 모두 이곳 치악산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들이다. 동쪽에서 발원하는 물이 주천강으로 흘러들고, 서쪽에서 흐르는 물은 섬강으로 흘러든다. 

아래로 내려와서 물을 바라보니 참 깨끗하다. 강원도의 산림이 울창한 것은 누구나 지리교과서에서 배웠다. 치악산에는 소나무들이 많은데 우거진 노송들은 조선시대에 황장목이라 하여 임금의 널을 짜거나 대궐을 짓는 데에 목재로 쓰려고 함부로 베는 것을 금했다고 한다.

악이라는 한자를 보면 산 위에 산이 있는 형상이다. 바위로 이루어진 산에도 붙이는데 산의 이름을 잘 살펴보면 우리의 지명을 알 수 있다. 산의 꼭대기를 봉이라고 부르며 추풍령과 같이 령은 재를 의미하며 산굽이 중 낮은 곳이다. 

치악산은 가을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산이다. 치악산이 있는 곳에도 철길이 지나가는데 원주시에서는 그곳을 활용하여 치악산 바람길숲을 조성한다고 한다. 2023년 올해 연말에 모두 완공이 될 예정이다.  1구간은 우산동 한라비발디아파트 앞~원주철교, 2구간은 봉산동 배말타운아파트 앞~유교역, 3구간은 유교역~반곡역까지 10.3㎞다. 

보통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이곳에 차를 주차하던가 버스로 이동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내려서 걸어 올라가야 한다. 치악산 국립공원은 태백산맥 중서 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도의 명산으로 알려진 산이다. 1984년에 국립공원에 지정이 되어 있다. 

봄인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수종이 있어서 그런지 멀리서 보면 마치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까 본 입구에서부터 이곳까지 걸어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치악산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내친김에 아래에 자리한 캠핑장에 머물러보는 것도 시도할 수 있다. 

미래의 인구를 예측하지만 사실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태양이 뜨고 지고 물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정도만이 정확하다. 우리는 불확실한 것을 자꾸 예측하려고 하지만 인류 사회는 극도로 복잡한 실체이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언제든지 예측불가능한 행동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 가장 확실한 것은 지금 이 시간 생명이 움트는 계절에 걸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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