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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魚죽

알밤과 민물새우와 장맛이 어우러진 보양식

보통 매일 먹는 식사는 다음날 먹지 않아도 될 만큼 많이 먹을 수가 없다. 때론 신기하기까지 하다. 먹는 것이 귀찮을 때도 있는데 삼시세끼 혹은 두 끼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하루에 한 끼는 먹어야 한다. 어떤 동물들은 잘 먹어두면 며칠에서 1주일 이상을 식사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데 불구하고 사람은 정규적으로 먹어야 한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사시대에는 지금처럼 규칙적으로 먹지 않았을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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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동물을 키우고 나서 사람은 많은 단백질을 동물에서 취하고 있지만 우리가 섭취할 수 있는 많은 영양분은 물고기에서 온다. 물고기가 없다면 우리는 식량이 많이 부족해질 것이다. 특히 민물고기는 오래전부터 식재료로 활용이 되었다. 물이 흐르는 내륙 하천 주변에서는 그 지역에서 잘 잡히는 생선을 잡아먹었는데 끓여 먹기도 하고 쌀과 함께 폭폭 하게 끌어내서 먹었던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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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어죽을 만드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금산과 같은 지역은 인삼이 주재료가 되며 쌀과 고추장을 넣어서 끓여내는 곳도 있고 쌀과 국수를 같이 넣는 곳도 있고 국수만 넣는 것도 있다. 어느 지역은 수제비를 넣기도 하고 민물새우를 넣은 곳도 있고 넣지 않는 곳도 있다. 이곳은 공주의 한 어죽집으로 공주에서 유명한 알밤을 사용하여 어죽을 만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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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것 같은 오이소박이가 이 음식점에서는 인기가 많다. 어죽은 보통 농촌에서 마을 사람들이 같이 끓여 먹었던 풍습에서 유래가 있다. 쌀이 주식인 문화권에서는 사람의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식사를 같이 하는 문화가 발달해 있다. 여러 가지 음식을 해서 먹었지만 여름에 물고기를 잡아 어죽을 끓여 먹으면서 원기회복을 하기도 했었다. 특히 냇가에서 사냥하는 일이었던 천렵(川獵)은 고대 수렵사회로부터 이어져 온 풍습뿐만이 아니라 조선시대의 화가들의 작품 속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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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쌀을 끌여낸다음에 금강변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를 잘 갉아낸 다음에 민물새우를 넣고 마지막에 국수를 넣어서 끌여낸다. 그 위에 새싹삼을 하나 얹어 내온다. 매운탕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민물새우튀김을 서비스로 주기도 하는 집인데 민물새우의 가격이 올라가서 요즘은 서비스로 내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죽은 매운탕보다 담백하면서도 얼큰하고 깊은 맛이 친숙하고 깔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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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매우면서 칼칼한 맛이 특징인데 먹어본 어죽 중에 알밤이 들어간 어죽은 처음이었다. 변화무쌍한 세상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가진 것을 지켜나가는 음식점의 어죽맛은 공기가 맑고 밤나무가 잘 자라는 산세가 좋은 충청남도 공주엔 여름이면 백제문화제가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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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서는 맵고, 달고, 시고, 짜고, 쓴 五味를 중시하고 색상에서는 흰색, 검정, 파랑, 빨강, 노랑 五色의 조화를 중요시하였다. 한국인들의 음식은 색의 음식으로 붉은색은 에너지의 색이며 보양과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어죽은 맑은탕으로 내지 않고 민물고기의 살이 듬뿍 든 진득한 스타일로 끓여 내는 것이기에 시원한 맛의 오이소박이와 찰떡궁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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