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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수구레 국밥

이제 지역의 명물이 된 창녕의 진득한 음식

소의 부위들을 보면 돼지와 비교가 할 수 없을 정도로 참 다양하다. 돼지의 경우 껍데기정도를 구워서 먹는 정도이지만 소는 조금 다르다. 소의 가죽 껍질과 소고기 사이에 아교질(특수 단백질)이 있는데 이걸 수구레라고 부른다. 소를 아무리 해체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이 부위를 떼어내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잘하는 사람들에게도 손이 참 많이 가는 것이 수구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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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고즈넉한 천이 흘러가는 곳이다. 옛 창녕현(昌寧縣)과 영산현(靈山縣)이 합하여 이루어진 이곳은 가야 지역이었던 곳으로 낙동강의 배후와 소지류의 계곡을 따라 넓은 배후습지가 형성되어 늪과 못이 많기에 우포늪과 같은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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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읍의 중심으로 오면 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석탑은 부처의 유골을 모신 조형물로 실제 유골이 없는 경우에도 상징적으로 부처를 모시는 곳으로 여겨진다. 창녕 술정리 동 삼층석탑이 자리한 이곳의 사찰에 대해서는 확실한 기록이 없어 인근의 인양사비에 언급된 인양사 혹은 대국사로 추정되었으나 이후 숭림사라고 새겨진 기와가 나와 숭림사의 옛터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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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사람은 항상 글의 씨앗을 찾아서 돌아다닌다. 주머니에 있었던 글의 씨앗이 떨어질 때쯤이면 무언가 목적을 잃은 것처럼 걷기도 하고 쓸쓸한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은 쪽으로 뻗어나가려는 마음이 본성이라고 생각하면서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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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바뀌어가는 가운데 여행의 풍경은 계절 따라만 바뀌고 있다. 크게 바뀐 것 같지 않은 창녕에서의 풍경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이제 무언가를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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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창녕의 5일장이 열리는 곳이다. 5일장이 열리면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장날의 국밥이다. 5일장만 열리면 국밥집이 생기는 이유는 고기를 거래하기 때문이다. 쓸만한 부위는 모두 팔고 나머지 고기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다 보니 가장 만만한 것이 국밥이었다. 창녕에 가장 유명한 국밥은 바로 수구레 국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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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이곳이 가장 유명한 집이고 주변에도 여러 수구레국밥집이 있지만 이곳이 가장 맛이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많이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곳이 맛이 있을 것이라는 감이 온다. 한 분야에 10년을 하면 나름 전문가 소리를 듣는다고 하는데 20여 년 가까이를 맛집을 찾아다니다 보면 맛에 대한 감정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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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과 주변의 찐 단골을 두고 있다는 이 음식점은 노포식당이기도 했던 곳이다. 개인적으로 유명해진 음식점이라고 해서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먹지는 않는다. 현지에서 먹는 것이 가장 좋기도 하지만 음식은 그 지역의 문화와 어우러질 때 온전하게 그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편하게 받을 수 있어도 문제가 없는 것은 규격화된 것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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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해외를 나가야 무언가 다른 문화를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한국에도 전혀 다른 지역으로 가보면 이상하게 같은 말을 사용하는데 낯선 사람들과 때론 이상한 음식이 있다. 낯선 길을 헤매다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들어가서 먹는 한 그릇의 국밥과 무작정 겪어보는 것도 좋다. 사람에게 가장 좋은 장점은 해멜줄 안다는 것이다. 창녕의 수구레국밥은 독특하다. 무언가 연하면서도 진득한 맛과 함께 처음 먹었다면 살짝 부담 가는 식감이 있지만 조금 먹다 보면 이 맛도 나름 괜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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