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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1. 2023

이원역

철도인들의 마음이 있는 옥천의 간이역

한 명의 사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평소에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을 볼 때가 있다. 간혹은 지인의 부모님이기에 물어볼 때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그 사람에 대해 조금도 알지는 못한다. 아무리 SNS가 발달되고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쉬운 요즘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흔적을 체계적으로 남기는 것은 쉽지 않다. 옥천의 이원면에 자리한 이원역이라는 곳에는 순직한 철도인 위령원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관련분야가 아니라면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한국전쟁 등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철길을 달렸던 위인들이 있었다. 

모든 나무에게도 작은 새싹 같았던 때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묘목이 거래되는 곳이면서 꽃과 나무의 싹을 피우는 역사가 바로 이원역이다. 옥천의 이원역이 바로 이곳이다. 포도 벽화가 옥천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원역의 바로 앞에는 기미 삼일둔동 기념비가 자리하고 있다. 삼일운동 당시 이 부근에서 체포되어 옥고를 치른 애국지사들의 충정을 기리기 위하여 건립된 기념비라고 한다. 


그 당시 희생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기미삼일운동기념비의 옆에 새겨져 있다. 그 뒤로 이원역이라는 간이역이 있다. 

이원역은 1905년 1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역으로, 오랫동안 대한민국 철도사와 함께 해왔다. 손현주와 더 글로리에서 주연을 맡았던 임지연이 이곳을 찾았던 방송을 얼마 전에 보았다. 

이원역의 안으로 들어오면 가만히 앉아서 읽을 수 있는 책들이 꽂혀 있고 열차시간이 보인다. 간이역에 오면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만 같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간이역에 마을 사람들은 어떤 추억을 남기고 있을까. 

 역 앞은 아름드리 과실나무와 꽃, 나무를 심는 모습 등 재미있는 그림의 벽화마을을 조성해 두었으며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현재의 역사는 1958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많은 것이 바뀌지는 않았다. 

간이역을 촬영한 것을 알리듯이 당시 출연했던 사람들이 간이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두었다. 다시 이원역을 나와서 벽화를 보기 위해 돌아본다. 

형님 동생하면서 일을 하던 그때에 옥천 이원면을 지나는 물은 맑디 맑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맘때가 되면 싱그러운 복숭아와 포도가 영글영글 맺혀서 시원함을 선사했을 것이다.  

이원 순직 철도인 위령원은 1982년 철도창설 60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에 있던 순직 위령비를 이원으로 옮기면서 조성한 곳으로, 철도 순직 유족과 철도 직원들이 순직 철도인을 기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전국제일 묘목의 고장이라는 문구가 마을의 다목적 회관에 보인다. 

명예 역무원이 된 연예인들이 전국 257개의 간이역을 찾아다니며 사라질 위기에 놓인 간이역을 지키고, 이를 통해 간이역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었던 프로그램은 종료가 되었다. 열차가 종착역까지 가는 중간에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간이역은 우리의 인생과도 닮아 있다. 간이역에 자주 내려서 쉬어주기도 하면서 그 풍광을 만끽하는 것도 필요한데 말이다.  이날의 이원역은 희망을 찾아가는 쉼터로서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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