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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4. 2023

산이 맑은 곳 (山淸)

전국 최대의 약초재배지 산청의 대원사

모든 것은 생생하게 만들어졌다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썩어서 없어지게 된다. 생기가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한계가 있다. 사람은 살아있는 동안 몸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갈구하게 된다. 보통은 몸이 그걸 직관적으로 알 수가 있지만 지식적으로 전달되는 것들이 있다. 우리가 먹는 상당수의 약들은 자연 속에서 나오거나 그 물질을 흉내 낸 것들이 적지가 않다.

산청이라는 지역은 한국 최대의 약초재배지라고 한다. 산청의 지세는 지리산 천왕봉을 깃점으로 한 산맥이 남북으로 뻗어 하동군·함양군과의 경계를 이루고 합천군과는 백운산의 지맥인 황매산이 양군의 분수령을 이룬 분지이다.

전에도 산청을 여러 번 지나가본 적이 있었지만 산청은 산세가 좋고 물이 맑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곳이었다. 

약 4800년 전 중국 신화에서 신농이 약으로 식물을 이용했다는 것이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한약재는 버섯, 균류, 나무, 광물 등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약초를 말려놓거나 혹은 약초의 종자를 가공해서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해둔 것이다.

동의보감촌에는 웰니스센터라고 해서 다양한 행사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 웰니스(Wellness)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으로 제시한 '건강'에 대한 정의를 보다 심화시켜 광범위한 관점에서 접근한 새로운 건강관을 의미한다.

웰니스는 생활과학으로서 운동을 일상생활에 적절하게 도입해 건강하게 하루하루의 삶을 보낸다는 의미가 있다. 몸에 좋은 것을 먹고 좋은 것을 보는 것도 웰니스에 포함이 된다. 

산청에서 계곡이 맑기로 유명한 대원사계곡이 있다. 대원사의 창건역사는 무려 1,500여 년에 이른다. 548년(진흥왕 9) 연기(緣起)가 창건하여 평원사(平原寺)라 한 대원사는 폐사가 되었던 것을 1685년(숙종 11) 운권(雲捲)이 옛터에 절을 짓고 대원암(大源庵)이라 하였으며, 1890년(고종 27) 구봉(九峰)이 낡은 건물을 중건하고 서쪽에 조사영당(祖師影堂), 동쪽에 방장실(方丈室)과 강당을 짓고 대원사로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곳은 대원사라는 사찰보다 계곡물이 좋아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더 많은 곳이기도 하다. 직접 가보면 알겠지만 계곡의 산세도 좋지만 머무를 수 있는 곳도 많고 수량도 많은 데다가 시원스러워서 피서지로 좋다. 

산청의 특징은 산 높고 물 맑은 청량한 것이 특징으로 말 그대로 푸른 기운이 가득한 곳이다. 대원사 계곡으로 가는 길에는 기암괴석 휘돌아가는 옥류는 웅장하며 물길의 흐름이 꽤나 빠르고 시원스럽다. 질주하는 급류가 하얀 포말을 만들면서 그 자체로 그림을 만들어준다. 


사색하리에도 좋은 길로 자연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도시에서 느꼈을 갑갑함을 지워준다. 아직은 더운 여름기운이 남아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기에 무리가 없다. 물소리가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짙푸른 숲과 굽이치는 계곡을 보고 있으면 잠시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 깊은 산속에서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을이 있다. 사람들은 농사와 고로쇠, 약초 채취를 한다고 한다. 옛날에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었던 지리산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던 곳이기도 하다. 계곡을 따라 맑은 물이 흘러가던 곳에 이념으로 인해 아픈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우리 삶에도 일정한 리듬이 있다는 의미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힘이나 회복할 수 있는 에너지는 끊임없이 나온다. 앞으로 흘러간 것은 흘려보내고 다시 채워지는 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살아가본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산청은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노력 끝에 2008년 산청약초 특구로 지정, 2009년 산청한방약초연구소 설립, 한방약초 융복합 신 활력 플러스 사업 등 약초산업의 본고장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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