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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6. 2023

최초의 군법당

원주 치악산 자락 도심에 자리한 법웅사

야전군으로 주축을 이루고 있던 군단 중 한 곳인 8군단이  2023년 5월에 해체가 되었다.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군인의 수도 줄어들어가고 있다. 8군단은 1987년에 창설되었다가 이제는 예하 부대를 제3군단에 넘기고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필자가 군대에 있을 때의 소속은 3군단이었다. 산악부대로도 불리는 3군단은 근무 환경이 척박하기로 손에 꼽히는 군단 중 하나다. 3군단은 또 제1야전군사령부 소속으로 제1야전군은 원주에 본부를 두고 있었다.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군대를 가면 절실한 종교신자가 아닌 다음에야 천주교, 기독교, 불교를 모두 경험하게 된다. 종교활동을 안 할 수도 있지만 휴일에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종교가 없어도 종교인이 된다. 

예전부터 종교는 군대등에서 많이 사용되기도 했다. 누구나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기 때문에 우리 편을 수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원주의 명산인 치악산 자락 도심에 자리한 법웅사다.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 불자들을 위한 호국불교를 통해 전력 강화를 위해 사령관과 법사, 지역 사람들의 지원으로 1971년 11월 13일 대한민국 야전군 사령부 최초의 군법당으로 창건되었다. 

군대를 가게 되면 왜 종교를 옮겨 다니게 되냐면 어떤 먹을 것을 주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독교와 불교, 천주교 모두 군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먹을 것으로 유혹을 한다. 모두가 똑같은 것을 주지 않지만 크리스마스 때는 기독교가 부처님 오신 날은 불교, 천주교는 때론 사회와 접하게 해 주었다. 

당시 청남 스님은 치악산 비로봉을 마주 보는 이곳을 불교의 중요한 지역으로 정하고 사찰을 건립하여 신라,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흥법사, 거돈사, 법천사등과 연계하여 역사적인 전통의 맥을 잇고자 지었다고 한다. 

이곳에 남아있는 건물로는 일주문, 대적광전, 선운각(종각), 요사채, 종무소등의 건물이 있으며 본존불 복장에는 미얀마에서 이운해 온 부처님 진신라리 5 과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오래간만에 찾은 원주의 여행길에서 군법당을 보니 반갑기까지 하다. 예전에 배정받은 부대로 갈 때 원주에 처음 머물러본 기억이 난다. 태어나서 처음 원주라는 도시를 보았는데 조금은 특이한 기억이 난다. 

이곳에 세워진 탑은 호국불교정신을 이어받아 지어진 석탑이라고 한다. 2011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강원도는 그 지형적인 특성상 군대와 많은 연관이 있다. 필자가 있었던 3군단은 (구) 제2보병사단 (현. 제2 신속대응사단), 제12보병사단, 제21보병사단, 제3공병여단, 제3포병여단, 제103 정보통신단, 제303 경비연대, 제703 특공연대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군법당으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일반 시민들이 많이 방문하는 사찰이기도 하다. 이곳도 가을이 찾아와 내려앉아 있었다.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전쟁을 하게 되면 신이 자신의 편에 있다고 생각한다. 군사 분계선을 기준으로 한반도의 오른쪽인 동부 전선을 책임지는 육군 제1야전군 사령부의 군법당 ‘법웅사’ 역시 그런 의미를 담은 사찰이기도 하다. 

오래간만에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서 있는 입장에서 생각한다. 그곳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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