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프랑수와 밀레의 만종이 담김 원주만종역
시계가 귀했던 시기에 교회에서 쳐주는 종소리는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는 신호이기도 했다. 해 질 녘에 지평선으로 넘어가면서 황금색의 색감을 만들어내면서 비치고 있을 때 보리밭에서 삼종기도를 바치는 남녀농민의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졌다. 1,800년대 유럽에서는 몸으로 먹고사는 농민들의 모습은 하찮게 여겨졌었다. 그런 농민들의 모습을 기품 있고 신비롭게 묘사했던 화가가 바로 장 프랑수와 밀레다. 밀레는 노르망디 부근의 농가에서 태어나 파리로 가서 간판 그림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후에 농민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원주시 호저면에 가면 경강선의 철도역인 만종역이 나온다. 마을 앞에 있는 비로봉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망종(望宗)이 변하여 만종이 되었다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원주시의 지역색과 현대미술, 전통을 콜라보하여 전원적 평화로움과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는 희망을 담아 만종역과 같은 이름의 작품 만종을 모티브로 하여 역입구에 작품을 만들어두었다.
한국적 전통 문양인 수막새와 암막새로 배경을 넣었으며, 약 2,000여 조각의 도자기 입체 벽화를 지역작가들이 6개월간의 제작기간을 두고 만들어두었다고 한다.
만종이라는 작품은 곡옥(곱구슬) 형태로 발해시대부터 신라시대 왕실에서 사용하는 생명과 탄생을 상징하였고 남성상과 여성상 조각을 통해 양성평등의 문화를 나타냈다고 한다.
만종역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1942년 배치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여, 1964년 보통역으로 승격하여 2007년까지 여객 업무를 취급해왔다고 한다. 2017년 KTX 강릉선 개통과 더불어 새로운 역사에서 여객업무가 다시 시작되었다. 건물은 자연을 향하는 망원경을 형상화하였으며 지붕선에 강원도의 산세를 형상화한 점이 특징이라고 한다.
만종역의 지리적인 위치는 강원도의 시작과 끝, 그 경계에서 지역의 문화와 자연을 바라보는 역사이기도 하다. 이제 치악산의 비로봉을 바라본다는 만종역으로 올라가 본다.
만종의 배경이 된 보리밭은 랑젤뤼(L’Angélus)라는 곳으로 지금도 보리밭이 있다. 그곳에서 일을 하던 농민의 모습은 지금도 걸작으로 남겨져 있다.
만종역은 여백의 공간을 두어서 여유로운 쉼과 자유로운 관광, 휴양도시로서의 원주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를 해두었다.
현재 원주역은 역사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원주 만종역으로 개명하기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한다. 강원특별자치도 남부 철도거점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게 될 '만종역' 역명은 밀레의 작품과 연결성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다는 생각이 든다.
강원도를 기차로 여행하는 사람들도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서울에서 강원도로 이동하는 것은 비교적 용이한 편이다.
매월 마지막 주말은 여행이 있는 주말로 지정이 되어 있다. 선택적 주 3일 휴일제 문화를 확산하고, 여행이 잇는 삶의 정착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진행하는 전 국민 대상 주말 단기 국내여행 독려 캠페인이라고 한다.
만종역의 안쪽에 들어가 보면 강원도 구석구석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광을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원주의 명산이기도 한 치악산은 겨울에도 아름다운 산이다. 파란 하늘 열리며 따뜻한 햇살 쏟아지니 마치 천지창조 순간을 마주하는 듯 신비로우며 발아래로 또렷하게 펼쳐지는 굽이굽이 흐르는 천이 보이는 곳에 자리한 비로봉은 절경이다. 만종에서 그려진 농민의 모습은 자연 속에 스며든 순수한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대지의 평온함과 돌, 바람, 구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원주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