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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福) 국

통영 서호시장에서 만난 아침의 시원한 국물

새해가 되면 새 옷(服)을 입고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회복하기(復) 위해 점(卜)을 보면서 복(福)이 오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런 소망이 있지 않을까. 2023년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간이 무척 빨리 지나갔다고 생각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생각대로 된 것은 많지가 않다. 한 끼의 식사 하루의 마무리정도는 잘 된 것 같은데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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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전통시장을 가보면 다른 전통시장과 다른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새벽 4시부터 영업을 하는 식당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통영의 맛이라는 시락국부터 시작해서 해물이 들어간 된장과 졸복이 들어간 국까지 내놓는 곳들이 있다. 새벽부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서 아침식사를 하고 힘차게 시작을 한다. 일찍 닫는 음식점은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면 영업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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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멀리 있는 사람들이라면 1박은 해야 한다. 식당에 들어오니 물이 보온병에 담겨서 나온다. 통영은 중부에 있는 도시보다 따뜻하다. 이곳에 있다가 위로 올라가면 확실하게 춥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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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식당 중에서 내공이 있어 보이는 한 식당을 찾아서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는지 벽에는 방문했던 사람들의 사진과 사인들이 걸려 있다. 졸복은 작은 복이지만 작은 복이라고 하더라도 독이 들어가 있다. 연안 얕은 해역의 바위지역에 서식하며 황갈색 바탕에 다각형의 흑갈색 반점이 흩어져 있고, 배 쪽은 백색이며 그 사이에 황갈색 세로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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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복국을 주문하면 통영의 맛들이 들어가 있는 반찬들과 함께 시원해 보이는 졸복국이 나온다. 통영의 대표적인 맛이며 해장국으로 이 졸복국을 비롯하여 쑤기미탕과 함께 장어뼈 달인 물에 된장을 풀어 만든 시락국이 있다. 아침이지만 국물에 식초를 휘 한 바퀴 둘러 맛보면 은근히 시고 달큼한 맛이 계속 입맛을 당기는 것이 식욕이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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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복이지만 쫄깃한 맛과 시원한 맛이 좋다. 통영의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재료여서 그런지 몰라도 술에 지친 속이나 한 해의 고단함이 묻어 있는 피곤함이 사라져 가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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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들이 적게 나오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혹시나 음식이 버려질까 봐 하는 염려도 있지만 조금은 환경에 일조를 하는듯한 마음에 무게가 덜어지기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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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복국으로 나오지만 슴슴한 맛을 변화시킬 양념 다진 양념도 나오니 넣어서 먹어도 좋다. 졸복 뼈를 직접 손질을 했기 때문에 손이 가지도 않는다. 그냥 먹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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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아침은 다른 곳보다 더 분주하다. 이곳을 다니면서 식재료를 구입하려는 상인들과 가게주인들, 전통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팔기 위한 식재료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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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는 착한 동백이 운동으로 충무김밥, 복국, 매운탕, 생선회 등 4개 메뉴 가격인하에 참여한 업소에 대해 직접 인증표지판을 부착하고 있다. 모두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물가가 예전 같지가 않다. 2024년에도 물가상승은 멈추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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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한자의 복(福)은 아니지만 시원한 한 그릇의 졸복국을 먹으면서 속도 풀어보고 한 해도 풀어보는 시간이 되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깨끗한 바다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섬들이 있는 통영은 전국에서 여행 가기 좋은 곳으로 기억될 만큼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 지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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