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갯마을이 담았던 당진의 안섬포구
배우 이미연이 몇 살 때였을까. 1985년에 당진의 한 바다를 배경으로 어민들의 바다에 대한 집념과 어촌의 발전모습을 그린 드라마 갯마을에 출연을 했었다. 당진의 안섬이라는 지역은 원래 섬이었는데 간척지사업으로 인해 육지가 된 곳으로 조용하면서도 한가한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유래에 따르면 마을 사람들이 멀리 연평도 고기잡이를 나가기 전 안전을 위해 풍어굿을 올렸다 한다.
겨울 오늘의 추천 단어는 온기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당진 안섬포구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풍경은 조용하기만 하다. 내려가는 기온만큼 쓸쓸해지기 쉬운 계절 가까운 곳에 언제나 붉을 밝힌 채 사람들을 맞이하는 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수가 있다.
바닷물은 차갑기 그지없을 테지만 바닷속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들에게는 남다른 보금자리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당진에는 삽교호의 가까운 곳에 맷돌포구와 한진포구도 있지만 매년 봄에 실치회가 인기가 있는 장고항도 있다.
흐린 날에 바다로 나가지 않고 정박해 있는 배들이 보인다. 여행자들로 북적거리는 여행지의 풍경 속에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지만 촉촉해진 감성이 여운으로 길게 이어지는 순간을 조용히 만나보는 것도 좋다. 안섬포구와 같은 곳에서 지금껏 몰랐던 당진의 새로운 풍경 속을 천천히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안섬포구라는 곳은 옛 포구와 나루 역할을 했던 곳으로 고대리항 방파제등대가 있다. 고대리 안섬 포구는 1970년대 간척 사업이 추진되면서 어민들이 먼바다로 조업을 나가 야간에 입출 할 하는 등 해상 사고의 우려가 많아서 이곳에 등대를 신설하였다고 한다. 등대의 높이는 7.5m로 대급형상을 닮았다고 해 '대금등대' 또는 안섬포구에 위치해 '안섬포구등대'로 불리고 있다.
어린 나이에 방영되었던 MBC드라마여서 찾아보지는 못했지만 안섬포구가 간척 사업으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을 담았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가 있다. 1980년대 초에는 이곳의 풍경이 많이 바뀌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때보다도 현대적인 모습이지만 더 독특한 모습이지 않았을까.
살고 있는 곳과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안섬포구는 조용하기만 하다. 우리가 보는 풍경과 겪어나가는 삶의 여러 경험을 담을 때마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안섬포구등대에서는 홍색 불빛을 4초에 한번 반짝이고 약 11km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매년 3월이 되면 45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안섬당굿이 열리게 된다. 첫날 안 굿, 장승 세우기, 봉죽기 및 뱃기 세우기, 부정풀이 및 당제에 이어 둘째 날에는 관광객을 위한 굿, 농악대초청공연, 봉죽기 및 뱃기 올리기 등이 진행되며 셋째 날에는 사살 메기 오방굿, 명도굿, 봉죽기 및 뱃기 내리기, 용왕제, 장승제, 거리굿, 지신밟기 행사가 펼쳐지게 된다. 어딘가에서 비추어줄 포구의 불빛이 조금씩 새나오듯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