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막국수

시원하면서도 아삭하고 후루룩 부서지면서 먹는 국수

우리가 먹고 소비하는 주식의 재료는 적지 않은 탄소를 배출하면서 성장한다. 오랜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다 보면 타버린 볍씨라던가 껍질의 흔적을 찾을 수가 있다. 곡식을 먹기 위해서는 껍질을 제거해야 하고 껍질을 제거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아주 쉽게 기술적으로 제거해서 우리의 방상에 올라온다. 태양과 땅에서 에너지를 받아서 올라온 식재료는 우리에게 흡수되면서 에너지를 소멸하고 우리는 그 에너지를 토대로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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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막국수 한 젓가락이 생각난다. 신선하고 고소한 기름의 향에 묻어 있는 메밀향과 어우러진 그 맛을 찾기 위해 전국에서 각지로 막국수를 먹기 위해 유랑생활을 한다. 뭐 대단한 것을 먹겠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먹는 것에 진심이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음식점도 찾아가는 사람들의 노력을 보면 때론 먹는 것에 생각보다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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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살얼음이 동동 띄워진 막국수가 왜 생각날까. 항상 이 집에 오면 곱빼기를 주문한다. 곱빼기정도를 먹어줘야 한 끼 식사를 한 것 같다.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우면 이곳까지 간 노력과 상쇄되는 느낌까지 든다. 여름에는 그 무더운 날씨를 견디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이 막국수집의 내부는 항상 분주하고 살짝 상기된 분위기 속에 정신없이 젓가락질을 하면서 나름대로의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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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와 항상 어울리는 것은 김치와 무김치다. 아삭한 것이 막국수의 맛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하게 잘 어우러지는 맛이다. 사람들은 시간이나 돈에 대한 투자를 덜하면서 무언가가 얻어지기를 바란다. 모든 결과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정직하다. 많은 이야기를 쓰고 싶으면 정말 많은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음식을 알고 싶으면 전국을 다니면서 수많은 음식을 돈을 주고 사 먹다 보면 아 ~ 이런 맛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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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보편화되고 접근이 쉬워진 SNS라고 하더라도 정말 좋은 이야기와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강원도만 갔다 하면 괜찮다는 막국수집은 무조건 들러보고 지역을 가도 막국수 괜찮다는 집은 꼭 한 집 이상 들려본다. 겨울에 막국수를 즐겨 먹는 이유는 사람이 적기도 하지만 고요하게 그 진득한 맛을 곱씹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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