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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6. 2024

말레피센트 2

인간에게 동화 속 세상과 같은 아름다움은 잠깐이다. 

사람에게 어떤 현명함을 기대할 수 있을까. 사랑이라는 것을 말하면서도 그걸로 인해 스스로를 더 괴롭게 만드는 것이 사람이다. 사랑을 하면서도 사람이 괴로워지고 분노하고 좌절하는 이유는 그것에 대한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사랑을 하고 나서 그것에 대한 피드백을 바라는데 그것이 오지 않을 경우에 사람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한다. 사람의 본질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기적인 것은 자신을 존재하고 생존하게 만드는 기제이기는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상대의 자유를 속박하고 이익을 훼손하고 심지어 범죄에 이르기까지 한다. 


말리피센트는 다른 두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어스 숲의 수호자 ‘말레피센트’는 딸처럼 돌봐온 ‘오로라’와 ‘필립 왕자’의 결혼 약속으로 인간 세계의 ‘잉그리스 왕비’와 대립하게 되는 과정에서 그녀는 정확하게 표현은 하지 않지만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고 있는 존재로 등장한다. 인간의 탐욕에 의해 요정과 인간의 오랜 연합이 깨지고 숨겨진 요정 종족 다크페이의 리더 ‘코널’과 두 세계의 충돌이 말리피센트 2의 주요 내용이다. 

영화 속에서처럼 가장 강한 힘을 존재는 가장 현명해야 된다. 말리피센트는 이 영화 속에서 가장 현명한 존재로 그려진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탐욕스러운 잉그리스 왕비에 의해 악한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게 된다. 영화 속에서 말리피센트와 왕국의 혼사는 마치 결혼을 하려는 현대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많은 것이 개선되고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결혼은 남녀가 만나는 것을 넘어서 많은 갈등을 내포하고 있는 결합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결혼하는 데 있어서 어떤 조건이 붙고 계산한다면 그것이 사라지만 결국 속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마음대로 생각하고 계산을 해놓고 그것으로 인해 결혼한다는 것은 사랑 같은 것은 애초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상대가 어떤 것을 약속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믿고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본인의 몫이다. 경제나 범죄가 아니라면 그 결정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은 본인이다. 영화 속에서 잉그리스 왕비는 고귀한 신분을 타고났지만 몰락했으며 새로운 왕국에서 남편을 제치고 권력을 차지하려는 인물로 등장한다. 상견례의 비극으로 인간과 요정들의 전쟁이 펼쳐진다는 것이 이번 영화의 주요 뼈대이기도 하다. 자식의 결혼으로 무언가를 얻으려는 이상한(?) 부모들이 지금도 많다. 자신과 자식을 떼어놓고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좋지 않게 서로의 관계가 끝난 커플들도 많다. 

극 중 말레피센트를 구해준 다크페이는 인간에 의해 원래의 서식지로부터 밀려나 외진 곳에서 간신히 삶을 꾸려가고 있을 만큼 인간과 상극인 종족이었다. 분노가 치솟을 때는 카리스마 가득한 표정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다가도, 아이들을 바라보거나 오로라를 쳐다볼 때의 눈빛과 옅은 미소는 그녀가 가진 팔색조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말레피센트의 동족 다크페이를 등장시키면서 세계관이 좀 더 넓어지고 자유로워졌으며 그녀가 가진 힘으로 인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동화 속에서 등장하는 마녀는 재해석되어 말리피센트와 같은 캐릭터로 만들어졌다. 사람이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자신의 생각을 통해 누군가를 악마화하는 것은 지금도 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사람은 불안해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불안을 해소할 누군가를 끊임없이 찾는다. 그 해결책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어딘가에 그 분노를 해소할 대상을 찾는 것이 인간의 어리석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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