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5일장과 역전재래시장이 합쳐진 제천 한마음시장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도시의 기차역에서 내리면 보통은 시장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지어진 KTX가 정차하는 역의 경우 전통시장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오래전부터 있었던 기찻길의 플랫폼 기차역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고 전통시장이 형성되었다. 가장 큰 장터이며 대형마트나 온라인 시장이 만들어지기 전에 전통시장은 각지에 온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곳이기도 했다.
제천역에서 내려서 보면 제천역전한마음시장이 보인다. 이곳은 IMF가 일어났던 1997년까지 중앙시장에서 5일장(2, 7일)이 열렸으나 교통수단의 발달과 대형할인점에 밀려 재래시장이 없어진 뒤 1998년 처음 이곳에서 5일장이 부활됐으며 매 3, 8일에 장이 열렸다.
제천시는 제천역전한마음시장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문화관광 시장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올해 1년 차에는 4억 4천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 야외공연장을 조성하고 LED 간판을 설치하는 등 시장 인프라를 개선할 계획이다.
기차역의 바로 앞에 있는 시장은 관광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천이 보유한 관광자원과 문화콘텐츠를 보여주기에 좋은 곳이며 각종 먹거리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데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역에는 대표적인 먹거리로 가락국수가 있다. 담백한 국물에 통통하며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우동은 보통 가츠오부시로 국물맛을 내는데, 한국식 우동인 가락국수는 멸치 국물로 맛을 낸다. 대전역의 가락국수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제천역의 가락국수도 잘 알려져 있다.
시장의 내부로 들어가 보니 각종 산나물이 보인다. 입 안에 넣었을 때 두릅 특유의 향긋함이 감돌며 적당히 데쳐낸 두릅은 아삭하고 쌉쌀하여 입맛을 돋우는 것은 먹어보면 그 진가를 알 수가 있다. '목말채' 또는 '모두채'라고도 부르는데 산나물로서 두릅나무의 어린순. 겨우내 뿌리에 저장된 영양분이 가지 끝에 새순으로 맺히는 것이 특징이다.
고소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며 안주로 손색이 없는 볶은 호두도 구매할 수가 있다. 견과류를 챙겨 먹어야지 하면서도 쉽게 챙겨 먹을 수가 없다. 시장에서 가끔씩은 그 지역의 먹거리를 구매해 본다.
어떤 시장을 가봐도 그 지역에서 나오는 더덕을 볼 수가 있다. 더덕은 어린잎을 삶아서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쌈으로 먹기도 하며, 뿌리는 고추장장아찌·생채·자반·구이·누름적·정과·술 등을 만들기에 등산을 할 수 있는 전국의 유명한 산의 앞에 자리한 음식점에서는 더덕을 사용한 음식들이 있다. 더덕은 인삼처럼 사포닌을 품고 있어 이것이 약효를 발휘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제천역전한마음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품목은 과일과 야채류를 비롯한 농산물과 이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황기, 당귀 등의 약초류, 생선. 어패류, 의류, 신발 등의 잡화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고물가로 장바구니와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20∼30대 청년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전통시장 인기가 반짝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먹거리·놀거리가 어우러진 지역 대표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전통적인데도 불구하고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제천만의 한마음시장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