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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4. 2024

요가선(禪)과 석남사

사찰의 아름다움이 가을을 품어 더 다채롭게 비추는 내면의 공간

고귀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마음이 고요한 상태에서 깨달음의 경지를 얻는다는 의미는 인도의 전통적인 선인 요가와와 이어져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요가는 몸에 고행을 주는 방식으로 육체적 고행에 의해 정신적인 자유를 얻으려는 수행방식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요가선은 불교에서 말하는 선사상과도 연결이 되어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고귀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아리아인이 인도에 들어가기 이전에 선사상은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은 울주군에 자리한 석남사로 통도사의 말사로 824년(헌덕왕 16) 우리나라에 최초로 선(禪)을 도입한 도의선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한반도에 최초로 선을 도입한 도의선사는 우주의 원리인 브라흐만과 개인 속에 있는 진리인 아트만의 일치를 꿰뚫어 보는 수행을 추구했었다. 

석남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놓여 있는 다리의 이름은 섭진교다. 불교에서 몸과 마음을 설명할 수 있으면 이미 섭진이라고 보았다. 석남사는 그 배경자체가 자연이라서 영남 제일이라고 할만한 아름다움을 가진 사찰이기도 하다. 

석남사는 계곡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곳곳에 자리한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러움에 대한 사색을 해보게 만든다. 오랜 역사를 가진 석남사는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74년(현종 15) 언양현감 강옹(姜翁)이 사재를 내어 탁령·자운·의철·태주 등에게 중창하였지만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된 것을 1957년에 비구니 인홍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크게 중건했다고 한다. 

가을의 석남사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는 사찰이기도 하다. 사람은 몸과 마음이 하나로 되었을 때의 온전한 모습을 하게 된다. 말은 하는데 그 말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몸이 못 따르는 것이고 몸은 행동하지만 말은 다르게 말할 때 또한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현재 석남사라는 사찰의 현존 당우로는 대웅전·극락전·설선당·조사 전·심검당·침계루·정애로·종루·무진료 등이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도의선사의 사리탑으로 전하는 부도(보물 제369호)가 있고, 이밖에 3층석탑(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2호)과 부도 4기 등이 있다.

높이 90㎝ 폭 100㎝ 길이 270㎝ 석남사 수조(水槽)는 흔히 보이는 사찰의 소주는 직사각형인데 모서리 부분을 안쪽으로 꺾고 양쪽으로 곡선의 볼륨을 주어서 한층 단아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가을여행으로 울주군을 방문한다면 이곳 석남사를 꼭 들려보라고 말하고 싶다. 통일신라 석탑양식을 계승한 석남사 삼층석탑은 기단부의 탱주나 3단으로 줄어든 옥개받침 등의 형식으로 보아 제작 시기는 9세기 후반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주라는 지역에는 상당히 많은 문화재가 자리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각석 공룡발자국, 선사시대 산책로, 박제상유적지, 석남사, 옹기마을, 서생포왜성, 언양읍성 등 모두 가볼 만한 곳으로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석남사라고 한다. 

계곡과 어우러진 가을풍경이 얼마나 장쾌하고 이쁜지 석남사라는 사찰보다 계곡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치 깨달음을 얻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몸과 마음은 하나가 될 때 온전해 보인다는 말이 연상되는 사찰이 석남사다. 몸에 정신이 깃들어 있고 정신이 있는 곳에 몸이 따라가게 된다.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서 고인곳에 채워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내보내듯이 사람의 마음이 머무르기에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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