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낭만의 설렘으로 물들 때 눈꽃 설경이 있던 공간
순백의 진천의 보탑사와 감성 가득한 하루는 진천에서 만나는 특별한 겨울 여행이 되어주었다. 12월이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시간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겨울 여행을 떠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시간이다. 감성과 설렘이 가득한 순간이 겨울 진천에서 함께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과의 만남이 어떤 과정으로 이어지게 될지는 사실 그 즉시는 알 수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 보면 알 수 있게 된다.
매일매일 바쁘게 오가다 보면 특정한 공간을 누군가와 같이 가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이곳은 진천군의 보탑사라는 사찰이 있는 곳으로 순백색의 설경이 보는 이의 마음을 뻥 뚫어주기도 하지만 내린 눈에서 반사되는 햇빛에 눈을 뜨기도 쉽지가 않았다.
보탑사는 나뭇잎을 모두 떨구어낸 오래된 고목이 그 앞을 지키고 있다. 내린 눈으로 인해 어디가 길인지 모를 정도로 주변은 모두 흰 설경으로 채워져 있다. 고려시대 사찰이 있었던 자리라고 하지만 불사가 마친 것이 2003년인데도 불구하고 공력이 있어 보이는 사찰이 진천의 보탑사이기도 하다.
면적은 대웅전 199㎡, 법보전 166㎡, 미륵전 136㎡에 보탑사는 1층 대웅전, 2층 법보전, 3층 미륵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찰이 갖추어야 할 대부분의 건물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암자가 아니라 사찰로 구분되고 있다.
보탑사 경내에 자리한 탑의 높이는 54m[목탑 33.3m, 상륜부 20.8m]이다. 황룡사 9층 목탑을 모델로 만든 3층 목탑의 높이는 42.71m로, 상륜부[9.99m]까지 더하면 총높이가 52.7m에 이른다고 한다. 강원도 하면 춘양목으로 유명한데 그 춘양목등을 활왕하여 전혀 못을 사용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지어졌다고 하니 오랜 시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을 듯하다.
진천 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종이다. 이날도 종을 마음껏 쳐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고려시대에 이르면 완형의 형식을 갖춘 금동제의 소탑들이 발견되는데, 당시의 목조다층누각(木造多層樓閣) 형식을 충실히 모방하고 있는 것이니 진천의 보탑사는 고려시대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보탑사 같은 곳의 보탑은 단층이나 중층으로 만들어지는데 상륜부를 갖춘 다층탑으로, 목탑이나 석탑 내지 목조건축물의 누각 형식을 충실히 표현하고 있어, 보통은 당시의 건축양식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봄이 되면 보탑사에는 스님들이 정진의 손길로 가꾼 금낭화, 매발톱, 앵초, 봉봉데이지, 낮달맞이, 팬지, 나비제라늄, 구절초, 종꽃 등 각양각색의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것을 볼 수가 있다.
진천군은 생거진천이라는 수식어를 붙게 만들기도 한 농다리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진천 농다리 프로젝트'로 160만 방문객을 이끌며 '2024 지방자치 콘텐츠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원래는 농다리를 보러 가려고 했으나 너무나 많은 눈이 내려서 안전상 이곳 진천군 보탑사로 발길을 돌렸다. 아쉽기는 하지만 이렇게 하얗게 변해버린 보탑사의 설경도 만족스럽다.
보탑사는 경내에는 보물 404호인 고려시대 석비 '진천 연곡리 석비'가 있고 봄에는 스님들이 가꾼 야생화와 봄꽃이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곳이어서 많은 사람이 찾는 진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산사에는 겨울 눈꽃 향연이 산사 밖 속세에서 고된 삶 속에서 잠시 여유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꽃이 만발해 있었다. 눈꽃 세상만큼이나 하얗고 아름다운 세상의 이야기처럼 신록과 청정한 도량은 흰 눈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광을 만날 수가 있어 좋았다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