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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1. 2024

가을 진해의 밤

근대유산으로 채워진 창원특례시의 문화유산 야행

사람들에게 진해라고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벚꽃이다. 여좌천과 진해역, 경화역벚꽃 길은 봄에 가보면 왜 진해를 찾는지 알 수가 있다. 진해만의 매력은 벚꽃뿐만이 아니라 가을 단풍을 비롯하여 저녁에 방문해도 충분히 머무를만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가을 진해의 밤을 보기 위해 진해로 떠나 도심을 돌아다니면서 근대문화유산을 만나보는 여정길에 올라보았다. 

창원특례시에만 5개의 구가 있다. 의창구, 성산구,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 진해구다.  진해구의 진해항은 대한민국 해군의 모항(母港)이고, 해군사관학교와 여러 사령부가 위치하고 있으며, 군항도시와 벚꽃축제로 유명하다. 

지금의 진해는 본래 웅천군이었는데, 이 지역은 1912년에 웅중면 전부와 웅서면의 일부가 합쳐져 진해면(鎭海面)으로 개편되면서부터 진해로 불리기 시작했다. 해군의 도시이기에 이순신이 진해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인물로 원형교차로에는 이순신상이 세워져 있다.  

일본 제국은 한국을 병탄 한 직후 이 지역에 해군 군항을 만들고 '바다를 제압한다'는 의미로 '진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본래의 진해군 지역(진동면·진북면·진전면)은 해군항이 있는 진해와 구분하기 위하여 편의상 '삼진(三鎭) 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숙소를 잡고 진해의 곳곳을 돌아다녀보니 곳곳에 남아 있는 근대건축물들이 눈에 뜨인다. 진해의 충무동 일대에는 진해루와 해안도로(진희로)가 있어 바다 풍경을 보고자 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진해 근대문화유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진해군항마을이다. 진해는 군항의 도시여서 군인들의 군복에 마크나 이름표를 달아주던 마크사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창원특례시의 진해라는 지역은 1911년부터 만든 한국 최초의 계획도시로 근대도시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충무동 일대는 진해 역사와 문화 중심지이고 진해의 발원지이자 원도심인 이곳 일대를 진해 근대문화유산을 테마로 재창조하였다. 

10월에 여는 진해가을군항제는 봄 군항제의 명성을 이어갈 지속가능한 축제를 주민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축제로 근대건축공간을 활용한 건축탐험, 체험공간과 지역 전문예술단체의 '진해연도여자상여소리' 등 축하공연로 만나볼 수가 있다. 

일본은 이곳에 있던 1200년 된 팽나무를 중심으로 여덟 갈래의 방사직교형 시가지 길을 만들었다. 이때 계획도시를 만들게 되면서 이 과정에서 살고 있던 주민들은 강제로 쫓겨나고 시가지는 일본인들이 고스란히 차지하였다. 

천고마비라고 했던가. 하늘이 높아지고 작렬하던 태양도 이제 힘을 빼고 여행 가기에 좋은 계절이다. 찰나의 가을 짧고 굵게 다녀갈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창원의 진해를 추천해 본다. 걷다 보니, 먹다 보니, 즐기다 보니 힐링이 된다.  

언제든지 여행을 떠날 수 있지만 진해의 근대역사거리를 걸어보고 곳곳에 자리한 뷰 포인트에서 도시를 관조하며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시원하면서도 따스한 햇살은 사라졌지만 그렇게 걷다 보면 진해만의 매력을 느껴보면 일상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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