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쓸모를 찾아가는 작가의 가볍지만 색다른 결을 가진 책
시간의 관점으로 볼 때 어제, 오늘, 내일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사실 내일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내일이 오면 그것이 바로 오늘이 되기 때문이다. 내일의 나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것은 오늘의 나를 기록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글로서 먹고사는 것은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조금씩은 더 나아질 수가 있다.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나보다 선택의 폭이 조금 더 넓다. 미래의 나는 오늘의 나에게 어떤 요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위한솔은 자신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브랜드 마케터의 기록 에세이를 쓰기로 마음먹고 기록을 해온 것을 책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필자 역시 기획자로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 분야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본 기억이 난다.
자신만의 책을 소개하기 위한 문구가 눈에 뜨인다.
기록이란 그저 '남기는 것'을 넘어 '자신을 발견하는 힘'
순간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진정성 있는 가치
취향이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힘
개인에게도 'Why'가 필요하다
관점이란 옳고 그름의 영역을 넘어선, 각자의 인생이 만들어낸 고유한 안경
때로는 싫어했던 것이 좋아지기도 하고, 좋아했던 것이 싫어지기도 한다.
책에서 가장 재미난 항목이며 필자와 생각이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어찌 보면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신이 가장 괴롭히는 사람은 내일의 나다.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내일의 나를 괴롭히면서 살아간다. 오늘은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고 내일의 내가 해결하겠다. 마치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와 전혀 상관없듯이 살아간다. 그렇게 선택을 잘못하면서 살아가고 사람을 보는 눈이 없어서 내일의 내가 고생한다.
시간이 흘러도 의미를 잃지 않는 존재로 살아가고 싶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가벼우면서도 와닿는 이야기들이 있다. 사람들은 미래를 그냥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오늘 내가 버는 돈은 내일의 나, 5년 후의 나, 10년 후의 내가 같이 써야 하는 돈이다. 사람들은 왜 미래에는 그럭저럭 살아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갈까.
과거의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을까. 그런 것을 보고 타임 패러독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2015년에 개봉한 타임 패러독스는 스스로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미래의 자신이라는 설정으로 나온다. 필자도 많은 책을 보고 많은 영화를 보기에 사람들이 생각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산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렇게 살다 보면 세상의 변화에 쉽게 흔들리게 된다.
사람들은 묘한 존재이기도 하다. 남이 안 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나아졌다고 생각을 하고 SNS등에서 화려한 다른 이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내려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왜 지금 무엇을 하려고 생각하지 않을까.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내일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정신병에 걸린 것이라고 아인슈타인은 말하지 않았던가.
어머니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어머니는 40대, 50대, 60대, 70대에도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이 나이에 뭘 하겠냐는 말이다. 항상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나이는 정해진 것이 없다. 마음속에서 어떤 핑계를 대고 싶다면 그건 오늘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에는 하나의 소재마다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사람들의 문구를 넣어두었다. 미국의 화가인 애나 해리 로버트슨 모지스라는 사람은 일흔일곱 살이 되기 전에는 자신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고 한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이 읽어야 하며 많이 써야 한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유일한 길이다. 정말 힘든 일은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이다. 올바르게 산다는 것은 유혹이 있는 쉽다는 길로 안 빠지고 다른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 이 길은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대충 사는 사람은 에너지가 적게 들어가고 세상은 그냥 쉽게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힘들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미래에 흔들림이 없이 살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