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에 자리한 봉하마을과 노무현 대통령의 집
누가 되었던지간에 개인적으로 바라는 정치인 대통령은 공자처럼 세상을 관망할 줄 알고 맹자처럼 현실을 직시할 수 있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읽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소유에 대한 관점은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같은 삶을 지향하며 지식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이다. 일반 국민이 아니라 가장 많은 정보를 취급하며 결단을 내리는 자리이기에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전에도 몇 번 방문해 본 적이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을 찾았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봉하마을은 노란색물결로 채워져 있었다.
정치성향을 가리지 않고 역대 대통령이 살았던 곳이나 태어나서 성장한 곳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에는 가장 많은 정보를 취급하고 가장 많은 사람을 임명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봉하마을은 대통령의 집을 제외하고 대부분 열린 공간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내려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봉하마을은 그냥 김해의 한 농촌마을 풍경과 다르지 않았지만 그 이후로 이곳의 풍경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
김해 봉하마을은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퇴임 후 거주했던 사저, 그리고 서거한 장소와 묘소가 있는 마을로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액자가 있는 곳이다. 사람 사는 세상이란 어떤 의미일까.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고 목소리를 들어주는 그런 세상이 아닐까.
봉하마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2008년 5년간의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귀향하였지만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노무현 대통령이 투신하였다. 이곳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다. 소박한 집이나 전체적인 구조는 한옥과 닮아 있다. 안쪽으로 들어오는 시선의 변화가 사랑방으로 향한다.
그리 크지 않은 사랑채에는 창문을 통해 자연을 만날 수 있도록 해두었다. 10여 명이 들어가서 앉을 수 있는 자리에는 소박함과 내려놓음이 있었다. 사람냄새가 나는 이곳에서 잠시 머물러보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설계한 건축가의 스케치가 걸려 있다. 늦기는 했지만 스케치등을 통해서 건축가로서의 길도 모색해 보려고 생각 중이다. 20대에 건축, 실내인테리어, 도시계획 도면을 그렸고 한옥과 고택을 보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녔으며 지금은 소묘를 통한 스케치의 깊이를 연습하고 있다.
대통령의 집은 목재와 돌을 활용한 건축물은 전체적인 구조와 공기의 흐름은 한옥을 닮았다. 한옥의 공기흐름은 베르누이의 정리와 같은 방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겨울에는 바람이 덜 통과하며 여름에는 바람이 빨리 빠져나가도록 집의 구조를 설계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책을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직업은 다른 분야의 책을 읽지 않아도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조금 더 사람을 품고 함께 나아가려는 사람들은 책을 읽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머물던 집은 단독주택을 짓고 사는 일반 중산층의 집과 비슷하다. 안에는 자개장을 비롯하여 고풍스러운 가구들도 눈에 뜨인다.
1층에 내려오면 퇴임 이후에 탔던 차량과 대통령 선거 유세에 사용했던 차량이 차고에 보관이 되고 있다.
저렴한 자전거에 배터리가 부착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여사의 자전거도 남아 있다. 소박함이 일상이었던 삶의 일부분을 엿볼 수가 있다.
대통령의 하루는 일반 국민의 하루와 다를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정보나 결정은 자신이나 가족정도에게만 영향을 미치지만 대통령의 하루에 얻을 수 있는 정보나 하나의 결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도 없고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는 것도 모두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어차피 세상은 물어뜯을 테지만 그걸 감내해야 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