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방문의 해에 치유를 위해 방문하면 좋은 원주의 사찰 구룡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것은 결국 누군가가 아닌 스스로가 찾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외부에서 혹은 종교를 통해 치유받기를 원하기도 하는데 그건 함께하는 시간 동안에만 잠시 그런 느낌을 받을 뿐이다. 결국 길을 찾는 것은 본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찾지 못한 길은 다른 사람이 찾아줄 수는 없다. 그래서 고요한 상태에 놓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치유는 정신적으로 자생력을 가지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해야 할 것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더 명확해진다. 이건 마음이 젊은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명확해지는데 그걸 알아채지 못한다면 삶은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치악산 구룡사로 가는 길목에는 조선시대에 세운 황장금표(黃膓禁標)가 있다. 예로부터 안쪽이 누렇고 단단한 질 좋은 소나무인 황장목(黃腸木)이 많았는데 무단벌채가 잦아지자 경고하는 표시로 세워둔 것이다.
5년 전부터 국립공원의 날을 열고 있는데 올해에는 제5회 국립공원의 날(매년 3월 3일) 기념식을 원주 치악산 국립공원과 구룡사에서 열었다. 올해 국립공원의 날 주제는 ‘아름다운 공존, 함께 그려가는 국립공원’이다.
구룡사는 668년(문무왕 8) 의상(義湘)이 창건하였다고 전하고 있는 사찰로 조선시대까지 이 사찰과 관련한 뚜렷한 기록이 없다는 점에서 후대에 창건하면서 고승과 연관된 설화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창건에 얽힌 설화에 의하면 이 터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의상대사가 이곳에 도착하여 절을 지으려고 하자 용들이 이를 막기 위해 비를 내려 산을 물로 채웠는데 의상이 부적(符籍) 한 장을 그려 연못에 넣자 갑자기 연못 물이 말라 버리고, 그중 용 한 마리는 눈이 멀었으며, 나머지 여덟 마리는 구룡사 앞산을 여덟 조각으로 갈라놓고 도망쳤다고 한다.
아홉 마리 용의 전설과 의상대사의 이야기는 가진 것을 더 가지려고 하고 지키려고 했던 존재와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했던 존재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치악산 구룡사는 도선(道詵) · 무학(無學) · 휴정(休靜) 등의 고승들이 머물면서 영서 지방 수찰(首刹)의 지위를 지켜왔던 곳이다.
구룡사의 당우로는 구룡사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주 구룡사 보광루(普光樓) · 삼성각(三聖閣) · 심검당(尋劍堂) · 설선당(說禪堂) · 적묵당(寂默堂) · 천왕문(天王門) · 종루(鍾樓) · 일주문(一柱門) · 국사단(局司壇) 등이 있다.
구룡사의 보광루는 강원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정면 5칸, 측면 2칸의 이층 누각이며, 이층 마루에 깔린 멍석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석탑의 주변으로 사람들의 소원이 빼곡히 적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도를 한다.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고 때론 걷기 힘들 정도의 여름의 뜨거운 날씨가 있지만 빼어난 아름다움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은 좋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어놓는 것은 죽은 과거는 묻어버리고 오직 살아있는 현재에 행동하여 신뢰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에 있다. 현재에 행동하지 않으면 신뢰 있는 미래는 찾아오지 않는다.
구룡사가 터를 잡은 치악산에는 명물이 하나 있다. 치악산 정상 비로봉(1288m)에는 용왕탑, 산신탑, 칠성탑으로 이름 붙여진 돌탑 3기가 있는데 원주에서 살던 사람이 꿈에 나타난 산신령의 권유로 비로봉 정상에 1962년부터 5층으로 된 돌탑 3개를 혼자 쌓았다고 한다.
나무는 오래될수록 탄소를 적게 흡수한다. 모든 성장하는 것에는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되면 그만큼 문제가 더 커지게 된다. 올해 여름 적게 채우더라도 은은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작은 걸음에도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원주 치악산 구룡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