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의 제천향교와 그 앞 민화마을을 걸어보면서 느낀 감성
몸이 바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몸이 바르다는 것은 단순히 건강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몸이 바르면 누구에게 무엇이든 명령하지 않더라도 매사가 잘 나가지만 그 몸이 바르지 않으면 무엇을 명령하든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고 하였다. 군자는 사람들과 조화하지만 동조하지 않으며 소인은 사람들과 동조하지만 조화하지 않는다.
지역마다 자리하 향교가 있으면 꼭 방문해 본다. 지금의 행동이나 생각이 올바른지 돌아보고 다시금 오래되었지만 현명함이 담긴 글귀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천시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자리한 제천향교는 민화마을과 함께 방문해 보면 좋을 곳이다.
1389년(공양왕 1)에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된 제천향교는 1590년(선조 23)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으나 임진왜란으로 퇴폐되었으며, 그 뒤 1907년 의병장 이강년(李康䄵)이 왜군과 교전 중 소진되었다.
다시 중건된 제천향교는 1981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지방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설 명륜학원(明倫學院)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교의 운영은 전교(典校) 1명과 장의(掌議) 수명이 담당하고 있다.
현재 제천향교에 현존하는 건물로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으로 된 대성전,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된 명륜당, 각 정면 4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으로 된 동재와 서재, 제기고(祭器庫), 내신문(內神門), 외신문(外神門) 등이 있다.
이제 아래로 내려가서 민화마음을 돌아본다. 고즈넉한 마을에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교동 민화마을은 침체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09년부터 지역 예술가들이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벽화(민화) 150여 점을 담벼락에 그려놓은 곳이다.
올해 5월 제천 교동의 민화마을에서는 '안녕(安寧), 나의 수호신'을 주제로 지은순민화연구소(교동민화마을)에서 체험 행사를 개최하였다.
화담마담은 닭, 개, 해태, 호랑이로 대표되는 계견사호(鷄犬獅虎)가 가진 '수호(守護)'의 전통적 의미를 민화를 통해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오늘날 '나'를 지켜주는 다양한 수호의 의미를 담았었다고 한다. 작지만 소박한 그리고 그림으로 걸어볼 수 있는 곳이다.
찌는듯한 태양을 뒤로하고 조금만 걷기만 해도 땀이 흐른다. 집집마다 행운이 오기를 바라며 무병장수, 부귀공명, 다산을 기원하는 그림을 병풍, 족자, 벽에 담아두었다.
아이들의 모습이 있고 나비가 날아가는 모습도 있으며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이 담장에 가득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연꽃은 진흙세상에 때 묻지 않고 학문에 정진하는 선비정신을 바란 것이리라 제천향교에서 배운 삶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
제천향교가 있었던 이곳은 통영의 동피랑 마을처럼 경사가 급하지는 않더라도 인적이 드문 외진 달동네처럼 생각이 되던 곳이다. 변화된 마을인 제천 민화마을에 가면 누구나 액운을 쫓고 복을 부를 수 있다고 하니 이곳에 와서 복을 불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