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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영동풍광

가야금 소리에 물들고 달이 차마 지나치지 못한 월류봉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충북의 여행지중 영동군에는 어떤 볼거리들이 있을까. 국악으로 잘 알려진 영동군은 난계 박연 선생의 이야기가 있으며 20여 미터 높이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시원한 장관을 이루는 옥계폭포도 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그 아래를 흐르는 초강천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선사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 2024년에 영동군을 방문한 관광객 중 27만여 명이 월류봉을 찾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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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영동세계국악엑스포(9월 12∼10월 11일)가 열려 사상 첫 100만 명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에 그보다 조금 더 미치지 못했으니 충분히 가능할 듯하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월류봉은 멋진 풍광을 보여줄지 궁금해서 방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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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류봉은 우암 송시열이 즐겨 찾던 명승지 ‘한천 8경’의 제1경으로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 나가는 초강천 뒤로 송곳처럼 우뚝한 봉우리 5개가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는 곳에 놓여 있다. ‘풍경소리길’ ‘산새소리길’ ‘여울소리길’ 3개 구간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는데 길 이름이 구간마다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둘레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월류봉에 다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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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의 월류봉을 감싸고 흐르는 물길은 백화산에서 발원한 석천 물길로 반야사에서 월류봉까지 연결된 총 8.4㎞ 길이의 둘레길은 석천 물길 바로 옆 암벽에 매달아 놓은 테크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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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좋기에 이곳을 ‘한천팔경(寒泉八景)’이라 하였는데 산양벽(山羊壁), 청학굴(靑鶴窟), 용연대(龍淵臺), 냉천정(冷泉亭), 법존암(法尊菴), 사군봉(使君峯), 화헌악(花軒嶽)이 그것이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문수바위가 자리한 곳에 영천이라는 곳이 있는데 세조가 목욕하고 피부병을 고쳤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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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을 따라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본다. 영동 곳곳에는 아름다운 산과 봉우리가 자리해 있어 사계절 내내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물길의 가운데에서 월류봉을 감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뷰포인트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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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류봉은 와인의 이름으로도 인기가 있다. 오드린(EAU DE LUNE)이 만든 와인 ‘월류봉’이 2025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한국와인 부문 ‘베스트 오브 2025(Best of 2025)’를 수상했다고 한다. 월류봉은 2024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박람회에서도 대상을 받아 2회 이상 수상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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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흘러가는 물은 달의 물방울이 모여서 흘러가는 것일까. 끊임없이 흘러서 돌아가는 물길을 보면서 더위가 잠시 잊히는 느낌마저 든다. 영동군은 영동국악체험촌 야외무대 옹벽에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담아 디자인을 했다고 하는데 이 지역의 관광 명소인 월류봉을 형상화한 '달'과 국악의 리듬과 선율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국악의 울림', 지역 대표 특산물인 '감', 고대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전통 문양 '빗살무늬' 등을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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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는 '국악의 향기, 세계를 물들이다'라는 주제로 9월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충북 영동군 레인보우힐링관광지와 국악체험촌 일원에서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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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선율의 가야금을 들으면서 달이 머문 월류봉도 보고 올해 가을에는 남쪽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을 들으면서 힐링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도 월류봉 바위 위에 고요히 남아 있는 시간의 흔적을 보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의 교차로 속에 선율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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