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주병원 정신건강간호사 인터뷰(최주리 주무관님)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전국 17개 시도, 정신건강복지센터와 4일부터 14일까지 ‘마주해요! 전국 희망메시지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마주해요’는 국민 누구나 마음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서로의 정신건강을 함께 ‘마주’ 돌보자는 의미를 담은 정신건강 캠페인 브랜드라고 한다. 기술이 발달을 하더라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치료가 될 수가 있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직업이 있지만 그중에 사람을 보살피는 직업으로 간호사가 있다. 이번에는 국립공주병원에서 정신건강간호사로 일하시고 있는 최주리 간호사와의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해보려고 한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국가정신의료기관인 국립공주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신건강간호사 최주리 입니다.
2011년 입사 이후 정신질환자를 치료하는 병동 간호를 시작으로, 회복을 위한 정신재활,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이 주도하는 상담실 개소, 현재는 병원의 전략기획·성과관리 업무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제가 왜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또 정신건강간호사로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느끼고 있는지를 나눌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2) 어릴때부터 간호사가 꿈이었나요? (간호사가 된 계기)
제가 간호학과를 선택한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어요. 어머니는 보건소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시다가 최근에 정년퇴직을 하셨어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늘 누군가를 도우며 따뜻함을 주고, 또 감사함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간호라는 일이 사람을 돌보고,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일이라는 인식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간호사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3) 다른 간호사도 있는데 정신건강간호사로 일하게 된 계기는?
간호학과 시절, 여러 분야에서 실습을 하면서 정신건강 실습이 유독 인상 깊었어요.
마음과 정신을 간호한다는 것은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삶 전체를 바라보는 깊은 일이란 걸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정신과 병원 실습 전, 휴대폰을 바꾸러 간 매장에서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던 분이 계셨는데, 실습지인 병원에 그분이 입원해 계신 걸 보게 되었어요. 겉으로는 전혀 알 수 없던 정신질환의 현실이 제게 충격이었고, 동시에 이 분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더 깊어졌죠.
그때부터 정신건강간호사로서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돌보는 일이 너무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4) 국립공주병원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2011년 11월, 국립공주병원에 입사하면서 정신건강간호사로서 첫 걸음을 내딛었어요.
처음에는 병동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분들을 간호하며 치료를 돕는 역할을 했고요. 이후 2021년 2월부터는 정신재활치료과에서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회복을 돕는 상담실을 개소하고, 주간재활센터인 낮병동을 운영하며 재활과 회복을 도왔습니다.
정신질환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환경이 함께 치료와 회복을 도와야 한다는 걸 이 경험을 통해 더욱 깊이 체감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11월부터 현재까지, 기획운영과 전략기획실에서 병원의 비전과 전략을 기획하고, 성과를 관리하며, 외부 평가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직접 환자를 돌보던 경험과 정신건강 전문성 기반으로 정신건강 정책과 시스템을 적용하고 또 발전시키는 중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5)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나요?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
정신건강간호사가 되기를 정말 잘했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일을 통해 저 자신을 치유할 수 있었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사실 저는 어린 시절이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고, 그 기억들이 제 안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어요. 그런데 정신건강에 대해 공부하고, 환자분들의 회복을 돕는 과정 속에서 저 자신도 내면의 상처들을 하나씩 돌아보고 회복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있었기에, 주변 사람들, 가족이나 친구들의 마음이 힘들어질 때,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들의 마음을 들어주고 위로해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큰 보람입니다.
이 일은 결국 나 자신과 내 사람들을 지키는 힘이 되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6) 앞으로 정신건강간호사로 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신건강간호사는 제가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직업이에요.
우리 사회는 점점 더 고립되고, 개인주의가 심화되면서 정신건강 문제는 갈수록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신건강간호사는 단지 병원에서 아픈 환자를 돌보는 역할만이 아니라, 정신질환을 예방하고 회복을 돕고, 나아가 정책을 기획하고 평가하는 일까지 폭넓게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과 내 가족,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을 지키는 힘도 함께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살리고 삶을 회복시키는 그 여정에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에 대한 질문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지속이 된다. 정신건강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시는 최주리 간호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어만지면서 행복과 치유를 만끽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