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마을숲이라는 경상남도 창원시 삼풍대 공원
마을의 풍경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일까. 지금이야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만들어진 조경이 아파트의 풍경을 만들지만 예전에는 자연이 마을의 모습을 결정하기도 했었다. 저층으로 조성된 마을에서 나무는 상당히 중요한 풍경의 요소이기도 했었다. 지금까지 옛날 마을의 모습이 남겨진 곳이 많지 않지만 찾아보면 지금까지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창원의 상품대공원이다.
상품대공원에 가니 정려가 보여서 앞에 가본다. 이 정려는 쌍효정려로 형제였던 두 사람을 기린 것인데 고려태조 개국기에 개국공신이었던 고려태사 강필 1 세조부터 조선왕조까지 영의정을 비롯한 수많은 고관대작을 배출한 면문벌족의 후예라고 한다.
마을에 조성되어 있는 이런 숲은 비보숲이거나 풍수에 의해 만들어지는 숲이다. 창원의 내서읍이라는 지역은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아서 물이 역류하는 지형인데 옛사람들은 정기가 역류한다고 믿어서 아래로 흐르도록 삼계마을의 입구에 인공적으로 동산을 만들었다고 한다.
동산에 만들어진 숲은 바람을 막는 방풍림이자 손님을 맞이하는 동구의 역할을 겸하였다고 한다. 삼풍대 공원에는 팽나무, 느티나무, 말채나무, 회화나무 등 고목 30여 그루가 남아 숲을 이루고 있다. 고목들이 있었던 이 부근도 대규모 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이곳에 단지가 들어서려고 할 때 주민들이 반대해서 오늘날 삼풍대가 남아있을 수 있다고 한다.
'삼풍대 숲'이 산림청·사단법인 생명의 숲국민운동·유한킴벌리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마을숲'에 선정되기도 했었는데 숲이 있는 동네인 삼계마을의 '삼'(三), 풍년의 '풍'(豊)을 따서 '삼풍대'(三豊臺)라 불린다.
삼풍대공원의 나무들에는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는데 임진왜란 당시 급하게 배를 만들어야 했던 수군들은 곧고 큰 나무들을 이곳에서 가져다가 통영의 세병관 기둥이나 거북선, 함선을 만드는 목재로 사용했는데 이때 어리거나 굽어 쓸 수 없었던 나무들만 남아서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주기적으로 모여서 행사를 하고 있는데 한국전쟁 이후로는 마을 사람들이 피난을 떠난 날이 칠월칠석에 마을잔치를 벌이는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방풍림의 경우 그 장소와 기능에 따라 내륙방풍림과 해안방풍림으로 나누어지는데 방풍림이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바람의 일부가 일정한 간격의 나무 사이로 통과하더라도 대부분은 숲 위로 넘어가게 되어 바람의 속도를 줄이고 세력을 약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마을마다 독특한 모습이 있었다. 지금은 거의 동일한 모습으로 도시가 만들어져서 특색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지만 이렇게 옛 마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어서 여행의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
가장 잘나고 멋있는 것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색을 가진 것들이 오래 남기도 한다. 삼풍대공원에 자리한 나무들은 저만의 모습으로 자라났지만 그러했기에 지금도 남아 있게 되었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서두르지 않는 그런 모습이 나무에게 있다. 오랜 삶의 지혜를 품은 어르신과 같은 나무는 오랜 생명력을 자랑하며 길게 살아간다. 나무장수의 비결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자라면서 뿌리를 넓게 뻗어 내리는 데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 시간을 들이면 더 오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