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정신건강에 대한 관점을 생각해 보다.

사람은 어떤 사람의 입장이 되지 않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가지게 되는지 알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처럼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른 삶을 살게 되며 정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라는 책에서는 어떤 환경에 처해도 스스로가 어떤 처신과 자세를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수용소 생활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수용소 생활에 대해 그릇된 생각, 즉 감상이나 연민을 갖기 십상이다.


빅터 프랭클은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정신 치료 기법인 로고세러피를 창안한 20세기 대표적인 사상가로 잘 알려져 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부모, 형제, 아내를 모두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잃었고, 그 자신도 강제 수용소로 끌려가 추위와 굶주림, 폭행 그리고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면서 살았다고 한다.


로고세러피(Logotherapy)는 ‘의미’를 뜻하는 그리스어 ‘로고스 Logos'와 ’ 치료‘를 뜻하는 ’ 세러피 therapy'가 합쳐진 것이다.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일깨우는 것, 인간이 스스로 삶의 의미를 대면하고 알아내도록 도와주는 기법이 로고세러피라고 부른다. 사람의 존엄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일까. 존엄성이라는 것은 스스로가 찾지 않으면 그 누구도 찾아주지 않는다. 로고세러피의 유연함은 정신과 의사로서 여러 환자를 만난 경험, 강제 수용소를 직접 겪어 낸 빅터 프랭클 자신의 체험과 맞닿아 있다.


한 사람의 존엄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법에서도 거론을 하고 있다. 유엔 세계 인권 선언 제1조에서는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하여야 한다."라고 기술이 되어 있다. 인간의 존엄성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은 그 존재 가치가 있으며, 그 인격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이념을 말한다. 헌법이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천명하고, 이를 모든 법과 국가 통치작용으로부터 고유한 인간의 가치로 보장하고자 노력하며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라고 규정되어 있다.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에 발생한 독일의 나치즘이나 이탈리아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 등 전체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강제노동, 전쟁을 통한 대량학살 등의 비인륜적인 행위를 자행하였다. 빅터 프랭클은 그런 환경에서 생존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정신 치료 기법을 만들기도 했었다. 헌법재판소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보장은 기본권을 통하여 이루어지지만,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거나 기본권의 최소한의 필요한 보장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도 전 세계의 곳곳에서는 전쟁 혹은 정치적인 충돌, 인종차별등으로 존엄이 무너지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일상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정신건강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가상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 현실을 압도하기도 하는 요즘에 인간의 존엄은 단순히 대면하는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혼 없는 위로가 우리의 삶에서 더 이상 존엄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은 알 수가 있다. 자신만의 삶에서 의미를 찾고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일깨울 필요가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정신건강의 의미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지만 믿음을 상실하면 삶을 향한 의지도 상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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