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의 소리와 가을의 감성이 담겨 있는 영동군 난계국악박물관
1년쯤 전이었나. 당시 한국전쟁 후에 국악을 주제로 만든 드라마가 방영이 된 적이 있었다. 이름은 정년이었는데 1년 전 이맘때쯤 종영이 된 것으로 기억을 한다.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이야기와 성장기가 담겨 있었다. 최근에 여행을 다녀오면서 잘 알려진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의 소리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드라마 속에서 주연은 김태리라는 배우가 그 역을 맡았었다.
영동군의 영동읍으로 들어가기 전에 영동의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동군 난계국악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악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게 한 박물관으로 국악의 위상을 알리고 국악의 역사와 체계적인 지식, 정보를 학습할 수 있는 교육의 공간이기도 하다.
난계 박연은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손꼽힌다. 조선 초기의 문신이자 음악가로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타계했는데 그 묘소가 난계국악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국악실에는 대금, 나발 등 관악기와 가야금, 해금, 비파 등 현악기 그리고 징, 북, 편종 등 타악기가 종류대로 전시되어 있으며 80여 점이 넘는 다양한 국악기를 비롯해 세계의 민속악기가 전시되어 있다.
영동을 넘어서 충청북도의 큰 행사이기도 했던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에서는 국악을 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국악산업진흥관, 시대별 국악의 역사를 흥미 있게 풀어낸 국악주제관 등 다양한 전시관이 국악의 가치를 알리며 호응을 얻으며 총방문객은 106만 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영동에서는 난계 박연 선생의 국악적 맥을 이은 난계국악박물관, 난계국악기제작촌, 영동국악체험촌을 건립하여 우리 음악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궁중악을 완성하고 악기를 조율하는 편경을 만드는 등 국악을 발전시키고 완성한 국악의 역사도 만나볼 수가 있다.
조금은 특이한 악기들도 볼 수가 있으며 일반적인 악기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연주되었던 그 역사에 대해 간접적으로 접해볼 수가 있다.
한국의 국악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악기는 가야금과 거문고라고 말할 수 있다. 거문고는 고구려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으며, 조선시대까지 궁중과 민간에서 두루 사용되었다. 거문고의 '거문(玄)'은 고구려를 뜻하며, '고(琴)'는 현악기의 고어이다.
영동군의 낙계국악박물관의 주변으로는 산책로등이 잘 조성이 되어 있어서 가을에 방문하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난계국악박물관의 주변으로는 현악기의 제작과정이라던가 우리나라 3대 악성의 한 분인 박연선생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 난계사가 있다. 박연선생은 피리에 능했으며 조선 초기에 국악의 기반을 닦아 놓았으며 회례아악을 만든 공으로 안마를 하사 받기도 하고 여러 벼슬을 거쳐 예문학대제학에 올랐다.
지난 영동세계국악엑스포에서 충북도와 영동군은 폐막식에서 ‘국악문화도시 영동’을 선언했다. 국악이 세대와 지역, 세계를 잇는 문화의 언어로 자리매김하도록 정책적,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기온이 확 떨어지면서 마치 겨울이 온 것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 와인 향기 속에서 전통국악과 퓨전국악이 한데 어우러졌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지나 11월도 이제 얼마 남지가 않았다. 오래간만에 듣기에 좋은 아름다운 한국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한국의 깊은 정서를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