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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마을의 나무와 서당

함안군의 천연기념물 영동리회화나무와 함안 의학서당

함안군은 천년의 시간이 머문 아라가야의 고도를 지향하고 있는 곳으로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말이산고분군을 비롯해, 고대사의 숨결과 자연의 정취가 어우러진 역사문화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올해 SRT매거진이 지난 9월 한 달간 실시한 독자 설문조사 결과와 전문가 평가를 종합해 진행됐다. 총 1만 2160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함안군은 고흥, 목포, 안동, 영주, 울주, 익산, 춘천, 공주, 해남과 함께 ‘2025 대한민국 10대 여행지’로 선정되며 대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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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에는 여러 마을이 있는데 마을마다의 특색이 있다. 함안군의 영동마을이라는 곳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영동리회화나무라는 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함안군 칠북면 영동리 901번지에 위치한 회화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마을 사람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 자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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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의 나이는 5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나무의 크기는 높이가 26m, 가슴높이 둘레가 5.82m, 뿌리 근처의 둘레가 8.45m, 가지 밑의 높이가 4m, 가지의 길이는 동쪽이 9.6m, 서쪽이 12.76m, 남쪽이 11.00m, 북쪽이 12.00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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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분위기는 여느 시골마을과 비슷한 느낌이 들지만 마을입구에 자리한 영동리회화나무가 마을분위기를 조금은 다른 느낌을 받게 만들었다. 영동리 회화나무는 1482년 광주 안 씨의 17대 조이며 성균관 훈도를 지낸 안여 거가 영동리에 정착할 때 심었다고 전하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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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가 마을을 지켜주는 신성한 나무라고 믿고 있으며, 매년 음력 10월 1일에는 소나 돼지를 잡아놓고 동제를 지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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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껍질은 회암갈색이고 세로로 갈라지며, 한여름이면 황백색의 꽃이 나무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많이 피는 회화나무는 줄기가 반듯하게 자라면서 굵은 가지를 내며 큰 수관을 만들고 수형이 아름답기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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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수령 500년인 경기도 인천 신현동의 회화나무가 천연기념물 제315호로, 수령 700년에 이르는 충청남도 당진군 송산면 삼월리의 회화나무가 제317호로, 수령 400년인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육통리의 회화나무가 제318호로, 경상남도 함안군 칠북면 영동리의 회화나무가 제319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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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를 조금 더 지나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옛날의 교육기관이었던 의학서당이 나온다. 의학계를 기반으로 영동마을의 광주 안 씨 종중과 희재 안중창훈장이 1917년에 의학서당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조선시대 교육기관이었던 태양서원이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없어진 후 영동마을의 중요한 교육기관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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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서당에는 태양서원에 모셨던 도곡, 안정, 광주 안 씨, 동몽교관을 제사 지내며 후학을 양성하였다고 한다. 소와 안병원은 돈과 곡식을 내어 의학계를 결성하였고 동생인 구음 안기원이 공부하는 유생들의 규칙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교육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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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에서 공부한 4형제가 과거급제를 하자 각지에서 유생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이 건물은 일부 수리된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건립 당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조선시대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근대 한옥의 특징을 살펴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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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의 역사를 살펴보고 자연 속에서 여유와 감성을 즐기기 좋은 힐링 여행지에서 핑크뮬리와 코스모스 그리고 수려한 전망이 있는 입곡군립공원도 있지만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를 살펴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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