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긴스 Nov 26. 2021

연인

4. 가난한 연인들



출근길 지하철 역을 나서는데

리어카에서 천도복숭아를 판다

지난번 퇴근길에 사려고 보니 없었던 게 생각 나

한 봉지 사들고 회사로 간다

이걸 받아 들고 좋아할 얼굴을 떠올리며

하루 종일 책상 밑에 놓인 복숭아를 보고 또 본다

아무리 서둘러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퇴근길

피곤한 줄도 모르고 에게 내밀었을 때

환히 웃던 얼굴

그 미소만큼이나 벅차오르던 내 가슴

어느 날은 삶의 무게가 너무 힘이 들고

어느 날은 단돈 몇천 원에 행복해하던 우리는  

가난한 연인들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연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