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구경

가을단상

by 도로시

가을단상
임정아

단풍구경을 갔다
바람을 듣고 온 저녁
잠이 달았다.

바람을 보러 갔다
단풍을 데려 온 저녁
밥이 달았다.

하늘빛에 반짝이는 단풍
단풍의 귀를 간지럽히는 바람

세상만사 다 들여다보고
여기저기 들리는 소리 시끄러워도
다 괜찮다 반갑게 손 흔들어주는 단풍

흰머리 늘어가는 억새풀 머리카락을

가만가만 빗기고
한나절 지나가면 외롭기만한

나무의자를 쓰다듬는 바람

가을이 도란도란 둘러앉아
사는게 어떠냐 물어주는듯
가만가만 어깨를 두드리는 바람과
책갈피 속에 잠든 단풍을 두고

어제는 참 달게 잤더랬다.



(경남도청 단풍을 데려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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