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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Mar 12. 2024

찾아보기의 기술

일상을 소중하게 바라보기

출근길 안개가 자욱하다. 

이미 익숙한 길이라 어디에서 3차선으로 빠져야 할지, 어디에 방지턱에 있는지 알고 있지만, 최대한 천천히 이동한다.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여 가다 보니 자주 듣는 FM 음악이 귀에 들어왔다. 

음이 너무 좋아 같이 흥얼거린다. 어떤 음악이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재미가 있다. 

운전하는 내내 나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즐거운 시간이다.   

   

차량 네비게이션 라디오 화면에는 노래 검색 기능이 있다. 괜찮은 음악이 들리면 어떤 음악인지 알아보고자 바로 터치한다. 몇 초 뒤면 노래 제목과 가수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다. 음은 알지만, 가수와 노래 제목을 잘 매칭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꽤 유용한 기능이다. 화면에 보이는 노래 제목을 되뇐다. 다행히 긴 단어나 문장은 아니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차에서 내리면 잊어버리기 일쑤고, 운전하고 있으면 메모조차 못 하니 머리로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팝송이나 노래를 좋아하나 제목과 가수를 잘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래도 음악을 듣는 자체가 너무 좋고 이미 그 시간을 즐기고 있다. 나에게 든든한 지원자인 노래 검색 기능이 있으니.      

검색한 노래는 제니퍼 로페즈의 “Brave”였다.   

   

It's a new day, New day

새로운 날, 새로운 날이야.     


And it's evident you must've been heaven-sent

넌 분명히 하늘이 보내준 사람일 거야   

  

Sometimes we shouldn't be hesitant

가끔 망설이지 말아야 할 때가 있지   

  

But I'm not at all

하지만 난 전혀 그렇지 않아    

 

Just feeling more confident

좀 더 자신감을 갖고     


Just using my common sense

그저 상식에 따르는 거야     


Just trust in it, I'm lovin' it

믿어보는 거야, 좋아하니까     


 가사의 뜻을 찾아보니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위해 자신감을 가지도록 행동을 응원하는, 두려움을 떨치고 너의 새로운 날을 위해 응원하는 마음을 노래한 것이었다. 내가 찾아본 의미는 그렇다.      

그러고 보니 오늘 새 학기가 시작된다. 방학이 끝난 아이들은 한 학년이 올라 새로운 환경에 놓여 다시 시작한다. 나도 새로운 업무를 겸하여 추가로 익히며 시작해야 하는 시기이다. 또한 올해 졸업한 새내기 간호사들이 입사하는 대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새로 시작하는 앳된 얼굴들을 마주하며 업무를 소개하고 전달하여 교육해야 한다.      


새로움은 각자에게 다르게 주어지지만 부딪쳐 맞닥뜨려야 하는 것에서의 첫 경험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이 앞으로 무수히 넘어져서 깨지고 실패도 해 보아야 단단해져 간다.      

무엇이든 처음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하나를 이루기 위해 무수히 해내야 하는 처음은 시작부터 낯설고 두렵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긴장이 되는 설렘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3월 봄날의 시작을 안개 속에 흐르는 음악과 함께 나의 시간을 깊이 사랑하여 간다. 

지난 과거도, 지금도, 내일도 모두 소중하다. 내가 이룬, 이루고, 이루어갈 시간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간을 어떤 시간으로 채워 넣을지 생각해 본다.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해 나갈 자신감을 조금씩 품어가 본다. 어느덧 벚나무 가지 끝에 움트는 순이 비죽 올라와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고 있다.      


새로운 날이란 결국 일상을 소중히 바라보는 눈을
가지는 것임을 알게 하는 날이다.      


2024.03.04. 월요일. 아침 출근길 생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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