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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Apr 13. 2024

힘내

살아갈 힘에 대한 정의

힘내



지쳐 있는 어깨 위

스산한 바람 지나더라도

힘을 내면 좋겠다     


힘을 내라는 말이

힘을 낼 수 없는 말이라 하여 

반겨질 수 없음으로 멈칫하지만     


들어주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나누고 싶을 때     


위로의 어떤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지만

함께 있어주고 싶을 때     


서로의 어깨 위

귀 기울인 이 한 마디로라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다     


힘이라는 것은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육체적 에너지의 능력을 떠나     


감정의 너머를 자리한 

정신적 에너지의 경계에서

툭툭 털어 일어나도록

유연함을 줄 수 있는

에너지이기에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위해 “힘을 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마음까지 보게 된다면


그리 쓸쓸하지 않은 

살아갈 힘이

한마디 말 안에

한없이 녹아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내 마음과 다르게 상황이 펼쳐지면서 순탄하게 걷던 길에서도 뜻하지 않은 풍파를 맞게 된다.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최대의 난관에 봉착한 순간 그때의 감정은 하염없이 무너진다. 물론 개인차가 있어 빠르게 회복하고 다시 일어서 나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쨌든 시간이 해결해 가는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은 모두 힘들다. 타인이 그러한 상황에 놓일 때 내가 위로할  수 있는 말은 지극히 한계가 있다. 내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경우도 많지만 맞닥뜨린 순간 자신이 가장 힘들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위로하고 싶은 말도, 해주고 싶은 말도 가득 하나 어떤 때에는 표현할 수 있는 단어의 수는 극히 줄어든다. 힘든 상황이나 고민이 공감되어 무엇이라도 위로하고 싶으나 직접 그 일을 겪지 않음으로 당사자의 감정을 똑같이 알기는 어렵다. 그럴 때 내뱉은 말들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그저 들어주는 것, 옆에 있어 주는 것으로도 위로가 된다. 들어준다는 것은 감정을 표현하는 이의 마음의 시련을 쪼갤 수 있다. 속에서 나온 고민의 문장들은 공기 흐름을 따라 빠지게 되고 해결이 되지 않지만 마음을 추스르는 계기가 된다, 힘께 있어 주는 것은 걱정과 고민으로 내내 엉겨 붙은 마음을 발산시켜 감정이 누그러진다. 함께 있는 것으로도 위안이 되고 힘이 생긴다. 꺼져가는 불씨가 아닌 다시 살아날 불씨인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옆에 누군가 있다는 것은 가장 고마운 존재이다. 


흔히 "힘내."라는 말은 쓰기를 주저한다. 의미 없이 하는 "힘내."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하지만 "힘내."에도 온도가 있다. 진정으로 걱정하여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의 쓰임은 정말로 힘이 된다. 어깨를 나란히 하여 같이 바라보는 감정의 교류는 비단 말로 표현되지 않아도 같은 공간 안에 있어줌으로 힘이 나는 것이다. 말로 표현하지 않은 "힘내."는 말없이 내미는 손에도, 건네는 휴지 한 장, 따뜻한 커피를 내리어 묵묵히 전해 주는 마음에도 들어 있다.  


인생은 힘든 과정의 연속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우리는 단단해져 간다. 모두가 힘을 내 툭툭 털고 일어날 유연함의 정신적 에너지를 잘 이끌어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써 본다. 힘은 다시 걸어 나갈 에너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힘은 남이 해 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나를 일으켜 세우지 않고 남에게 기대어 가는 것으로는 절대 생기지 않는다. 힘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나 자신이다. 나 스스로 나를 존중하고 해낼 가치를 찾아 해결해 가며 인내할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결국 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성장하고 변화하며 소통으로 일어선다. 내가 생각하는 나를 정의하여 살아갈 힘을 지켜내는 것이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하리라 여겨진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자신이 아는 것보다 그 이상의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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