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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Apr 20. 2024

토요일의 일기

노랑나비가 되어가는 꿈


토요일의 일기



아이와 놀이터로 나온다

때마침 노랑나비 한 마리도

놀이터에 나왔다


햇살은 따뜻하고 쾌활하다

나비도 따뜻한 온기에 기분이 좋아

팔랑이는 날갯짓에 포로롱 소리가 난다


가을의 볕은 꽃잎을 피우고

하늘의 바람빛을 순하게 하고

일렁이는 꽃잎 이파리에도

숨을 불어넣는다


나비는 그 몸짓이 좋아

그만 그 위에서 포로롱

날개 접고 쉬었다 간다


아이도 기분이 좋아

온몸으로 맞는 놀이터 놀이

웃음마다 햇살이 총총 걸린다







어느 토요일 햇살마저 유난히 노란 가을날이다.

여름을 지나 더위를 이긴 햇살은 마음이 너그러워졌다.

하늘은 좀 더 깊고 바람은 파랗다.

아이와 놀이터를 나온다. 놀이터는 꽃과 나무의 녹음으로 환하게 빛깔을 내리쬐고 있어 이미 만석이다.

신나게 그네도 타고 미끄럼틀도 타고 놀며 이내 '까르르'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즐겁다.

벤치에 앉아 가을볕을 조용히 즐긴다.


나에게도 기분 좋은 가르랑거림이 낮잠을 잔 고양이의 기분 좋은 소리처럼 들리는 듯하다.

어디선가 노랑나비 한 마리 포로롱 날갯짓이 부드럽다. 꽃잎 위에 앉았다가 햇살 따라 원을 돈다.

보는 순간 알게 된다. 나비의 움직임은 신비다. 어디서 태어나 그 작은 날갯짓으로도 눈에 드는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새로운 질문들이 쏟아진다. 노란색마저 너무 고와 세상의 행운을 차지한 날이다.

아이처럼 어려지는 마음은 노랑 같아서 '통통' 튀기 일보 직전이다.






나비는 나비목에 속하는 날개 달린 곤충이다.  나비의 일생은 알-애벌레-번데기-나비가 되기까지 네 번의 탈바꿈 단계를 거친다. 자연 속에서 생명이 자연스레 순환을 하고 있다. 나비의 짝짓기는 시각과 후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시각적인 신호로 구애행동을 할 때는 날개 비늘로 자외선을 반사하여 신호를 보내는데 이때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페로몬을 분비하여 멀리 있는 상대를 유인한다. 짝짓기가 끝난 후, 암컷은 몇 시간 안에 알을 낳는데, 나비는 유충이 쉽게 먹이에 도달할 수 있는 부드러운 풀의 잎눈과 꽃눈 등에 산란한다


부화한 유충은 알껍데기의 일부 또는 전부를 먹는 일이 많다. 유충은 여러 번 탈피한 뒤 번데기로 되는데 유충의 탈피 횟수는 종에 따라 다르다. 나비는 알-유충-번데기-성충의 어느 한 단계에서 겨울잠을 자는데, 대부분 번데기 단계에서 잔다. 겨울잠을 자기 전에 혈액에서 글리콜이라는 액체가 만들어져 심한 추위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해 준다.


나비는 배에 최대한 태양광을 쪼여 그 복사열로 체온을 높인다. 곤충 등의 변온동물은 낮은 온도에서 활동에 제약을 받으므로 햇빛을 받아 자신의 체온을 높여야만 한다. 복부에 햇빛을 받아야 체온이 올라가니 이는 당연한 이치이다. 이와 반대로 나비가 그늘에 앉아 있다면 체온을 식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나비가 일광욕을 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몸을 옆으로 비스듬히 숙여 햇빛이 닿는 면적을 넓게 함으로써 한쪽 날개를 데우고, 이어서 반대로 기울여 다른 쪽 몸을 데우는 방법이다.

둘째, 날개를 반쯤 펴거나 완전히 펴고 앉아 햇빛을 받음으로써 몸을 데우는 방법이다.

열을 식히고 내리는 것으로 체온을 조절하기까지의 움직임의 과정이 이토록 정교한 것인지 미처 몰랐다.


나비가 상대적으로 엄청난 크기와 무게인 빗방울로부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비결은 몸 표면의 미세한 둔덕과 나노 규모의 왁스층이 빗방울을 분쇄해 퍼뜨림으로써 물방울 충돌로 인한 충격량을 줄여 연약한 구조를 지키고, 차가운 물방울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 열 손실로 인한 저체온 현상을 막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출처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나비>




 과학시간에 나비를 관찰하고 배웠던 지식은 시간이 가며 잊게 된다. 아이와 놀이터 나온 덕분에 다시 알아볼 기회를 잡았다. 눈에 든 까닭이다. 무언가 관심을 둔다는 것은 알아간다는 것이다. 내가 직접 보고 찾는 것에서 집중도는 달리 나타난다.


 일상을 살면서 과연 안다는 것을 잘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의 앎은 무엇일까?

내면의 사실을 잘 모르면서 그저 얼굴을 안다고 그것이 진짜로 아는 것은 아닐 터이다. 그것을 생각하니 나 또한 아이가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떨 때 속상한지, 어떤 말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품어 가는지 잘 알아가야 할 텐데 말이다.


그저 마음으로 옆에 있어 주는 것,
말없이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
내 판단으로 쉽게 평가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나와 아이의 소통이라 다짐한다.
그리하여 세상을 향해 조금씩 날아가도록 가슴으로 내내 응원할 뿐이다.



노랑나비 마음으로 바라보아 세상을 향해 날갯짓하며 새로운 시작에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희망과 기쁨을 찾아서 가도록 스미는 마음 가득 전하여 본다.

잠시 몸을 누이며 쉬어가더라고, 고른 숨 잘 다독여 포로롱 날아가도록.

어쩌면 노랑나비는 가강 강한 희망일 수도 있겠다.

노랑나비 한 마리가 자연스레 우리와 함께 하여 '포로롱' 몸짓만으로 생명으로 순환되는 자연의 내어줌의 향기가 참으로 예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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