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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아 May 04. 2024

계절의 신비

작은 우주이자 순리


봄은 새로움이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가뿐한 포근함이다

꽃봉오리의 이름을 기억한다. 

옅은 싹을 보면 배시시 웃음이 인다 

연분홍 꽃비를 맞으며 사랑을 이야기한다

지금 여기 우리가 있노라고


여름은 청춘이다 

녹음을 지닌 매미 울음처럼 

강하고 굳건한 열정이다. 

태양의 크기는 

세상 가장 높이 떠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가을은 기다림이다 

풍성한 인내는 결실을 낳고

깊은 담장을 이어진 하늘의 빛은

깊고도 푸르다

나무마다 단풍은

서로를 인내한 고운 빛깔이며

바람의 흩어짐이  

낙엽 되어 그리워진다


겨울은 쉬어감이다 

비어있을 것 같지만 

커다란 우주를 속으로 삼켰다

겉은 비우고 안으로 품었다

온갖 우주를 땅의 품으로 가져와

시리도록 떨리던 차가움에도 

아랑곳없이 인내는 쓰고 달다


틔워내어 

쏟아내고 

기다리며 

품어내다


그것은 계절이 지닌 

작은 우주이자 순리다





나는 모든 계절을 좋아한다. 

계절은 무엇 하나 바라지 않고 우리에게 쉽게 마음을  내어준다. 

억지로 꾸미지도 않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살아가는 내내 결코 같은 환경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른 세상을 보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기에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 


코로나로 밖을 나가지 못했던 과거를 돌아보면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나의 몸에 내리쬐던 햇살, 풀꽃을 흔들던 바람, 코끝을 스치던 자연의 향기, 

머리칼을 쓸어내린 하늘과 구름, 저녁의 풍광을 그리워한 노을에 이어 \

창을 씻겨낸 비까지 전부 소중하다. 

그래서 자연이 주는 계절은 단조롭지 않은 배움을 늘 우리에게 주고 있다. 

어느새 세포를 틔워낸 나무 끝 싹에도 온 우주가 들어 있다. 

절기를 따라 이어진 계절로 인해 참으로 고마운 나날이다. 

나이가 드니 모든 계절은 그저 감사함이며 단조로움을 벗어난 변화이며 

그것은 곧 일상의 소중함을 안겨준다. 

계절을 따라 나고 자란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는 바로 지금이다.


24.04.09. 화요일. 


계절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정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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