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한동안 괜찮다가도 불현듯,
밤에 눈을 감기 어려울 때가 있다.
눈을 감고 난 후의 캄캄함과 무력감이 한꺼번에 나를 덮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눈을 감은 그 순간 일어날 것 같은 불안.
자고 일어나 봐야 달라질 것 없다는,
조용한 예감 같은 것.
밤은 누군가에게는 창의적인 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오늘을 정리하는 시간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밤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안의 그림자가 되었다.
낮에는 괜찮았던 마음이
조용한 방 안에서 형태를 바꾸고,
그제야, 묻어두었던 생각들이 하나 둘 올라온다.
몸이 쉬니 마음이 일하기 시작한다.
나의 마음은 지금 어디에 가 있나. 현재인가 과거인가.
왜 다시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을까.
불안의 존재를 인정하는 힘.
말없이 그 마음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너도 너의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겠지.
어둠도 그저 어둠의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겠지.
나도 나의 할일을 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