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선물 미리 보내요!!"
"달력보니까 며칠 후에 생일이더라? 밥이나 먹자."
줄줄이... 내 생일을 축하한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이어졌다.
그러더니 생일 당일에는,
"너 오늘 뭐하니?"
"저, 음... 저녁에 친구들 만나기로 했어요~"
"잘 됐다. 그럼 우리랑 점심은 먹을 수 있겠네."
생일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던 삶이었다.
그래서 부러 생일이라고 내 입으로 떠드는 일도, 카톡에 생일 표시를 하는 일도 없었다.
누군가 기억을 해주면 감사하다고 했고, 기억하지 못한다해도 서운한 일이 잘 없었다.
태어난 게 뭐 그리 대수라고.
그랬다. 그냥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이 살 수밖에 없는 거라고. (또 죽을 용기는 그렇게도 없다 ;;;)
생일이 싫었다.
왜 생일 같은 건 만들어서 사람을 이렇게 매년 귀찮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생일이 돌아오면 설렜다. 기쁘다.
내가 세상에 제일 잘한 게 태어난 일이라고, 여겨지게 됐다.
그리고....
감사하다.
생일날 아침.
눈을 떠 카톡 메시지들을 보니 이른 아침부터 참 부지런히도 나의 생일을 축하하는 전언들로 가득하다.
축하랑 선물이랑.
베시시, 막 들어올린 눈꺼풀이 곱게 휘어진다. 입술 끝이 느리게 말려 올라간다.
그러다 울컥- 코 끝이 시큰거린다.
행복해서 찡하고, 기뻐서 따끔거리고, 좋아서 어쩌지 못해 눈물이 찔끔.
소중하고 애틋한 나의 날.
사랑해주어서 따뜻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태어난 것 자체로 축복해주어서 감사합니다.
이 삶을 사는 것이 기적이란 걸 알려주어서 행복합니다.
갓 블레스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