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쪼~금 긴 메모 34

마지막 연재...

by 김현정

부족한 제 연재 글을 읽어주신 작가님들께 감사 인사와 함께 마지막 연재글을 발행합니다.




나는 종종 "좋은 부모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했어.

그런데 최근 우연히 예능 프로그램 하트페어링을 시청하다가, 이 질문에 대해 인상 깊은 대화를 들었어.

하트페어링에서 지민과 제연은 '좋은 엄마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민이라는 출연자가 한 말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어.

"잘 챙겨줄 것 같고, 그리고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을 것 같아. 잘 타이를 것 같아. 잘 지도할 것 같고."

— 하트페어링 (채널A, 8화)


지민의 말처럼, 좋은 부모의 모습에는 단순히 '잘 챙겨주는 것'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아이를 차분하게 지도할 수 있는 태도가 포함되어야 하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나도 문득 내가 어떤 엄마였는지 돌아보게 되더라.

솔직히 늘 너를 이성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했지만, 많은 순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나 싶어.

좋은 부모란 아이를 대할 때 즉각적인 반응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공감하면서도 이성적으로 이끌어 주는 사람이겠지.


그런데 이런 태도를 갖추는 게 생각보다 참 어렵더라.


그래서 부모가 아이를 대할 때 어떤 시선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유타 바우어의 『고함쟁이 엄마』라는 그림책을 소개해 주고 싶어.


이 책은 나중에 네가 부모가 되면 꼭 선물해 주고 싶었던 책이야.

그림책 속 주인공은 아기 펭귄과 엄마 펭귄이야.

엄마 펭귄이 소리를 지르는 순간, 아기 펭귄의 머리, 몸통, 날개가 우주까지 날아가 버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지.

이 장면을 읽는 순간 눈물이 날 뻔했어. 나도 너를 키우면서 소리를 많이 질렀으니까.


아이 입장에서 부모란 거의 절대적인 존재거든. 자신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존재나 마찬가지니까. 그런 절대적인 존재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을 때, 비로소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거야. 그런데 그런 부모가 소리를 지르면, 아이에겐 그 자체가 커다란 충격이고 깊은 상처가 될 수 있어.


사실 이 모든 걸 머리로는 잘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마음이 속상하고 답답할 때, 나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소리를 지르곤 했지. 그 순간만큼은 이성적인 태도보다는 감정적인 반응이 먼저 나왔던 것 같아.

『고함쟁이 엄마』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어. 소리를 지르는 그 순간, 아이의 마음 한 조각이 멀리 날아가 버린다는 걸.

그리고 그 조각을 다시 모으는 건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는 것도 말이야.


하지만 이 그림책에서 나는 희망을 보았어. 조각나서 우주로 날아간 아기 펭귄의 몸은 결국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아기 펭귄을 사랑하면서도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준 엄마 펭귄이 아기 펭귄의 몸을 하나하나 찾아와서 꿰매주거든.


그래서 나도 엄마 펭귄 따라 하기를 해봤어.

너를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준 내가, 『아들에게 보내는 조금 긴 메모』 연재 글을 통해 흩어져 버린 너의 마음 조각들을 하나씩 다시 모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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