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7. 불멸의 도시에서 깨달은 당연함. 태국(1) - 아유타야
방콕입니다!
공항 안내판에 보이는 인도네시아와는 또 다른 문자들.
눈에 익은 방콕의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무사히 첫 나라 이동을 마쳤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출국장을 나오고 난 후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약간의 현금을 뽑고, 다음 여행지인 아유타야로 넘어가는 이동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힘들게 넘어온 방콕에 며칠 머물면 참 좋겠지만 내가 방콕으로 넘어오기 몇 주 전 큰 지진이 있었기 때문에, 방콕과 가까우면서도 큰 건물이 많지 않아 여진의 피해가 다소 적을 것 같은 아유타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방콕에서 기차로 한시간 반. 일명 <불멸의 도시>로 불리는 아유타야는 1350년부터 약 400여 년 간 태국의 번성을 이끌었던 아유타야 왕조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지역입니다.
1767년 버마(미얀마)의 침공으로 많은 유적이 소실되고 파괴되었지만, 아직까지 찬란하게 남아 있는 고고한 아름다움에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입니다.
보통은 방콕 여행을 하며 당일치기 투어로 많이 들리곤 하지만, 시간은 많고 계획은 없는 나는 4박 정도를 머물며 천천히 도시 전체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공항철도를 타고 기차역으로 이동해 아유타야로 가는 기차표를 구매했습니다. 금액은 단 돈 15바트.(600원 정도) 돈을 아끼기 위해 유심칩도 아직 구매하지 않은 상황이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 나는 에어컨도 없이 낡은 창문을 열고 달리는 낡은 기차 안에서, 내가 겪어 보지도 않았던 시절의 어렴풋한 향수를 느끼며, 음악도 유튜브도 없이. 그저 창문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시간 후 후텁지근한 태국의 공기를 품고 천천히 달리던 기차가 아유타야역에 도착했습니다.
눈을 돌리는 모든 곳이 문화 유산! 숙소에서 길 하나만 건너도 곧바로 만날 수 있는 세계 문화유산들을 보고 있자니 우리나라의 경주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아유타야와 신라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한반도 일대를 최초로 통일한 신라와 비슷하게 아유타야도 수코타이를 멸망시키고 사실상 태국을 최초로 통일했다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고, 불교문화가 발달해 아름다운 사원들과 황금으로 만들어진 다량의 유물들을 도시 곳곳과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주로 국내 여행을 자주 떠나는 것처럼, 왓 프라 마하탓,왓 마하 째디, 왓 프라 씨 싼팟, 왓 랏차부라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원들과 박물관엔 유물을 보러 온 태국인들이 잔뜩입니다. 경주의 역사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나와 같이 태국의 사람들도 자국의 역사와 유산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테지요.
나를 포함해 여러 사람들이 동남아를 찾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들, 풍부한 음식문화, 이국적인 문화들과 더불어 저렴한 물가까지. 약간은 조심스럽지만 개발도상국이기에 우리가 누리고 있는 특혜들을 위해 여행을 오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하루 종일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빛을 가로질러 자전거를 타며 스쳐 지나가는 웅장한 유적을 지나치고 석양이 내려앉은 왓 랏차부라나를 바라보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다 보면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던 시해적인 태도를 반성할 수 있게 됩니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몇몇 나라들을 가볍게 생각했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 지를. 지금은 비록 우리가 더 높은 물가에, 조금 더 발전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나라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이 나라 간의 차이가 영원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어느 나라나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쩌면 당연하지만 내가 깨닫지 못했던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속 깊이 깨닫고 천천히 노을에 물든 사원을 오랫동안 바라보았습니다. 내 마음속 시건방짐을 멀리멀리 던져 버리고. 태양처럼 빛나는 태국의 빛나는 역사들을 내 눈에 한 껏 담아 넣습니다.
400여 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 태국인들의 아름다움을 한 껏 담고 있는 아유타야.
이곳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 아유타야 여행 시 추천하는 세 가지
1. 탈 것을 대여한다
스쿠터를 탈 수 있다면 베스트, 운전이 어렵다면 자전거 대여를 추천한다. (하루에 50~100바트)
자전거를 타고 몇 시간이면 충분히 유적지 간 이동이 가능하고, 더운 날씨에 뺨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는 기분이 아주 좋다.
2. 양산은 선택. 모자, 선글라스 착용은 필수.
그늘이 부족한 유적지들. 정수리로 내리 꽂는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모자와 선글라스는 필수로 착용하세요!
입장료가 있는 유적지는 양산이 구비되어 있기도 하지만, 햇빛에 약하다면 이동 시에도 양산을 쓰는 걸 추천한다.
3.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2박 이상 머무르는 것도 추천
시간제한이 없이 자유여행으로 방문했다면 천천히 관광하며 여러 유적지를 돌아보는 걸 추천. (유료가 아닌 구역도 여러 곳 있다)
짧은 시간만 보고 떠나기엔 아까운 지역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