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았던 대학원 도전 과정
드디어 첫 회사 탈출! 그리고 대학원 결과는?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나의 동기는 어떤 학구적 목표보다도 최종 학력을 더 좋은 학교로 바꾸고 싶은 데에 있었다. 대학원 면접 날 교수님들이 이런 생각을 알았는지 대학원 입시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하지만 이 동기로 합격해서 학교를 다녔어도 정말 큰 문제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나는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아웃풋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정리가 되고 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실무 커리어를 쌓는 것이 나에게 더 맞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물론 대학원에 가서 어떻게든 커리큘럼을 따라가고자 했겠지만 모든 과정을 마치기까지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준비 과정
어찌 됐든 퇴사를 하며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겠다는 심정으로 대학원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대학원 정보는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았는데, 특히 내가 지원하고자 한 과는 더 그랬다. 오죽하면 네이버 대학원 카페에서 소수의 지원자들끼리 쪽지를 주고받으며 정보 공유를 서로에게 부탁했다. 심지어 겨우 정보를 알아보고 있던 내가 그나마 더 알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대학원 사이트에는 공부해야 할 전공, 논문, 책 등의 리스트가 있었는데, 읽어야 할 분량이 만만치 않았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논문을 공부해야 하는데 대학교 졸업을 하니 대학교를 통해 논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그래서 학교 후배에게 부탁해서 겨우 논문들을 다운로드하여 공부할 수 있었다. 또한 전공 서적 중에서도 쉽게 구해지지 않는 서적들이 있었는데, 결국 끝까지 못 구한 서적도 있었다. 그나마 과목을 선택해서 보는 시험이라서 다행이었다.
9 - 6시 출퇴근 짬바가 있으니 나는 스스로 계획한 공부 시간을 정말 쉽게 지켜낼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왠 걸?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법이 있나.. 일찍 일어나고 제시간에 할 일을 하고야 마는 근성은 한 달만에 사라졌던 것 같다. 3개월의 준비 기간을 두고 내가 지원할 학과의 학부 과정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시간이었고, 그에 걸맞은 의지와 동기가 없었다.
면접날
정말 합격할 가망이 없어 보였지만 면접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준비했다. 지금 기억으로는 회사를 다니며 영어 점수 준비, 연구계획서 작성과 전공 공부 병행 순으로 준비를 했다. 선택한 과목의 공부 목록 별로 요약 노트를 만들었고, 면접 날에 볼 최종 요약본도 제작했다.
하지만 자신감이 없어서인지 면접장에서 염소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답변을 하고 말았다. 어찌나 떨리던지.. 제대로 준비 안 된 내가 드러나는 건 시간문제였던 것 같다. 면접장을 나오면서 왜 이렇게 바보 같나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도 그렇게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해 본 게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지식을 쌓으며 즐거웠던 순간들도 있었다. (물론 아웃풋이 중요한 나는 불합격의 결과에 좌절했지만..!)
역시 세상에 쉬운 게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나에게 가장 맞는 길이 무엇일지 탐색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대학원 지원 결심은 힘든 회사 생활 중에 너무 갑작스럽게 이루어졌었다. 어떤 길이든 차분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결정하는 것이 나를 위한 길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른 길을 또 탐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