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술을 한잔 걸치면서
웃고 떠들던 밤 10시의 붕 뜬 기분과
집에 돌아와 침대 위로 몸을 던지는
새벽 2시의 가라앉은 내 신세
그 둘 사이의 간극이 아주 커서
행복의 가파른 곡선을 오르는 게 나는 겁이 나
어차피 또 떨어져, 이미 아는 얘기를
굳이 내 앞에 들이미는 새벽은
잠에 드는 것조차 용납하지를 않고
푹 꺼진 침대 시트에 누운 나를
집 밖의 아스팔트까지 곤두박질치게 만드네
날개가 없어 열심히 뛰기라도 하려는 나의 다리를
왜 부러뜨리려 하는지, 날개를 달아줄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지만 오늘 밤은 아무래도 요원해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