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HAN Dec 01. 2021

이 주의 시들-소식

So sick


다들 즐거운 한 주 보내셨나요. 제이한입니다. 이주의 주제 '소식'을 주제로 한 베스트 시간이네요.


소식은 어떤 사실이나 정보가 알려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게 무슨 일이고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따지기 전에, 이 모든 것들은 소식이라는 형태로 사람들에게 알려집니다.


하지만 저 말이 소식에 가치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얘깃거리여야 비로소 사실은 소식이 됩니다.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들어봤자 소식처럼 느껴지지도 않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소식은 듣는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주는 내용이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소식을 전달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간의 심리와 서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죠.


속내보단 형태 쪽의 가치가 더 컸던 주제, '소식'이었습니다.


그럼 이번 주 베스트에 오른 글들을 소개하겠습니다.



1. 하버기베버기붑님의 '소식'


https://m.fmkorea.com/4088577237

//////////////







////////////

시평: 소식은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반드시 닿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말로 전하면 그 사람이 미처 못 들을 수 있고, 눈치로 전하면 알아채지 못할 가능성이 높죠. 그래서 꼭 알리고 싶은 소식은 계속 형태가 남는 글로 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화자는 편지지에 빼곡히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을 썼습니다. 일방적이고 배려가 부족하지만, 그 내용은 손난로보다 더 따뜻한 걱정으로 가득하고요. 그러면서도 상대방에게 답장을 받고싶다는 이기적인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가면 갈수록 부족해지는 가치인 순진함이 꾸밈없이 나타나는 좋은 작품이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2. 펨사자님의 '모래'


https://m.fmkorea.com/4088349271

/////////////


흙을 힘껏 움켜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반짝이며 흘러내렸다.


이젠 손을 세차게 흔들었다.


더 많은 모래가 바람에 흘러갔다.


손바닥을 펴고 그 위로 '후'하고 바람을 불었다.


그래도 아직 모래가 남아 있었다.


'탁, 탁' 작은 박수를 치며 남은 모래를 털어냈다.


나는 그대로 털썩 모래사장에 주저앉았다.



그날의 햇볕은 꽤 강했다.


유난히 잠잠한 파도, 또 유난히 조용한 갈매기들.


나는 아직 바닷가에 앉아 당신을 생각한다.



다시 손을 편다.


당신의 손을 닮은 내 손이 모래로 반짝인다.


분명 다 털어 냈지만 아직 촉촉히 남아 있다.


당신의 소식을 기다리는 나의 마음이


당신을 떠올리는 나의 오늘이


아직 여기에서 반짝이고 있다.


//////////////

시평: 소식을 주고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까운 관계. 본래는 그래야 마땅한 사람들이 떨어져서 기약없는 소식을 보내야 한다면 그 마음이 오죽 허할까요.


떠나는 사람들을 모두 남김없이 떠나게 만드는 바다, 그 바닷가에 있는 모래사장은 떠나고 난 뒤 남은 미련입니다. 그리고 모래 안에 스며들어있는 반짝임은 미련들을 되짚어보고나서 생기는 추억들이죠.


소식이 닿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향유했으니. 화자는 오늘 온몸을 감싸는 반짝임과 함께 잠이 들 겁니다.


잘 읽었습니다.




3. 이카리신지님의 '소식'


https://m.fmkorea.com/4101041682

//////////////


사람이 적은 곳에서


사람이 많은 곳으로


어딜가도 마음 한 켠엔


그대 목소리가 들리길 바랍니다.


////////////

시평: 담담하게 바람을 얘기하는 것 뿐인 시지만 그 속엔 깊은 아쉬움이 깔려 있습니다. 무릇 소식이란 일파만파, 듣는 사람이 적은 곳에서 많은 곳으로 퍼져나가기 마련이지요. 그게 중요한 정보이면 더더욱 그렇고요.


하지만 사람들은 각자 제일 듣고 싶어하는 소식이 꼭 하나쯤은 따로 있는 법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이 있다면 그건 좋아하는 사람의 소식이겠죠.


짧고 굵어서 메시지가 더 직관적으로 다가왔네요.


잘 읽었습니다.


////////////////


이번 주 베스트는 어떠셨나요. 여러분이 한 주동안 들은 소식 중엔 어떤 것이 있었고, 또 어떤 소식이 제일 기억에 강하게 남았나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다음 주에도 좋은 글들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한 주 되세요.

작가의 이전글 이 주의 시들-리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