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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정 CindyKim Jul 22. 2021

너의 목소리가 보여!

당신의 제3의 공간은 어디인가요.

음… 음… 말 그대로 말을 시작할 때 사용하는 단어 음... 

"음(mm)"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오디오 기반 SNS 플랫폼으로, "클럽하우스(clubhouse)"의 한국어 버전 느낌이다. 이렇게 음성을 기반으로 SNS를 통해, 우리는 목소리의 힘, 진실성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대해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음"이라는 앱을 통해 들려오는 여러 목소리들이 나오는 각각의 공간들은 어디일까?

우리가 쉼을 얻는 집이 제1공간이라면, 직장이 제2공간 그리고 집도 직장도 아닌 중간지대, 즉 비공식적인 공공생활이 이뤄지는 곳을 제3 공간으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제3공간이라는 말은 사회학자 레이 올덴부르크가 그의 저서 <위대하고 좋은 공간(The great good place)>에서 소개했는데, 누군가와 교류하려는 욕구가 채워지는 여유와 자유의 공간이라고 한다.

초기 이런 트렌드들에게 좋은 공간을 제공해 준 일등 공신은 스타벅스와 같은 ‘존재 공간 (being space)’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무선 인터넷과 편안한 의자를 겸비해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줬다. 

한국의 경우에는 사운즈 한남이나 하우스 도산 같은 복합 문화 공간이 들어오면서, 언제, 어디서건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 하는 21세기 소비자들에게 공간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고, 브랜드 인지도도 상승시키고 있다.

예전에는 제3공간에서 주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곤 했다면, 요즘에는 에어 팟을 끼고 한국의 친구들에게 오디오 기반의 sns를 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알고 있던 지식이 내 목에서 나와, 음을 타고 내 귀에 다시 꽂히면 이미 그것은 남의 것이 된 것이고, 난 다시 다른 책을 열망하게 되고, 새로운 지식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된다.

세상에 읽어야 할 책이 너무나 많고,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지만, 일단 가장 가까운 책부터 읽고, 당장 할 수 있는 운동부터 하고 있다.

잘해주고 싶은 사람도 너무 많지만, 당장 내 옆에 있는 사람 그리고 우리 강아지 아와 그리고 나에게도 잘해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의 행복한 나와 내 주변이 없으면, 미래의 행복한 나도 없을 테니까..



아직도 팬데믹(pandemic)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족 이외의 사람들은 가급적 만나지 말고, 항상 환기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가능한 막힌 공간에 있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제3의 공간에 홀로 나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새소리를 들려주며 음을 통해 소통을 한다. 

 때로는 제1공간에서 음의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데 어쩐지… 나에게 음은 이미 사이버상의 제3공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래전 전도연의 영화 '접속'과도 같은.. 

이 영화를 본 분들은 기억할 것이다. 안구건조증으로 눈물이 나오지 않는 그녀는 전화로 물건을 팔고 동현은 음악을 판다. 사랑은 말의 여분인 음성에 의해서 지속된다. 이 영화에서 음성은 방황하는 두 사람의 결핍을 채워주는 오브제 같은 것이다. 사랑은 눈으로 시작되고 귀로 지속되는 것은 아닐까..


세월은 지난 것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 이룬 것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날로 새로워진 것을 볼 때마다 내가 그만큼 낡아졌음을 터득하고 때로는 서글퍼하기도 했으나 무엇이 얼마만큼 변했는가는 크게 여기지 않는다.

무엇이 왜 안변 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촌수필>中


<갤러리 페로탱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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