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언어의 베일을 보는 것, 그것도 사랑이다.
사랑은 대화이다.
사랑은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사랑의 대상을 알아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갖는데서 시작되고, 그와 함께 사랑을 시작할 마음의 여유를 통해 발견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를 사랑하는지.. 너무나 알고 싶지만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조급한 마음에 더욱 말로 확인받고 싶어 한다. 안타깝게도 그 애닯음이 안달하는 마음으로 변해갈수록 사랑은 멀어진다.
그의 얼굴에서 그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만 보기 때문에 그의 마음을 얻을 수가 없다. 어디 사랑만 그럴까? 인간 관계 속에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보고 확인하려 할 때 관계는 틀어진다.
내가 욕망하는 것은 그의 마음인데, 나의 말과 행동은 나의 마음을 다 담아 내지 못한다.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언어가 기호 같았다. 기호이기에 그렇게 쉽사리 입에서 미끄러져 나오는 것이리라. 소중한 것은 무엇하나 말하지 못한 채, 언제나 대화는 빗나간다.
전이 때문이다. 그것이 사랑이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아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라캉'은 말했다. 끝없이 언어의 베일을 보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겪어나가야 할 현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꼭 언어로 정의하려 강요하지는 말기를.. 말로 표현하면 할수록 멀어지는 관계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사실은 당신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우리 스스로 '문제'라고 생각하고 인지하는 순간, 정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사랑 그 자체에 집중해 보자. 현재를 살아가 보자. '나중'은 말 그대로 '나중'에 온다.
사랑한다는 것은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일에 대한 열정도 똑같다. 내가 일을 대하는 자세를 보면 안다. 불가능한 경우는 없는데, 참 쉽지 않은 나의 시간을 내어주기..
일에만 집중하지 말고, 사람에게도, 연인에게도 내 열정의 반이라도 나눠주자. 거기가 바로 시작이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