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모럴 호텔 앞에 웨이블리( Waverly) 동상이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말을 타고 멋지게 서 있다. 웨이블리 동상 뒤가 바로 에딘버러 기차역이다.
여름엔 백야 현상으로 여행자에겐 저녁 늦은 시간까지 맘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 체력안배가 중요하다. 중간중간 쉬어가는 센스도 매우 중요하다.
여행도 각자의 스타일이 있어 부지런히 가능한 한 많이 볼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맘에 드는 곳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 풍경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만약 후자의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곳을 꼭 추천하고 싶다.
에딘버러에서 가장 맘에 드는 곳이었고 밑에서 샅샅이 돌아다니다 올라간 곳이어서 더 인상적이었던 곳, 바로 칼튼힐이다.
버스에서 내려 구글지도를 보고 따라 올라오면 말 그대로 언덕이지만 에딘버러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다.
세인트자일스대성당도 보이고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이라 에딘버러의 고풍스러운 도시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미세먼지가 1도 없어서 그런지 동서남북 시야가 확 트여 바다건너 또 다른 땅이 눈앞에 가까이 들어온다.
에딘버러의 땅끝모양을 지커보며 지도상에서 지도모양을 머리속에서 일치하는지 그려본다.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유람선이 서서히 멀어지는 것까지 지켜본다.
이 곳을 계속 응시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망원경을 찾게 된다. 엎드리면 코 닿을 듯 가까이 느껴져서인지 저 건너 땅에 대한 욕구가 샘솟는다.
이래서 영국이 탐험가가 많이 나오나 싶기도 했다.
언덕 꼭대기에 왠 생뚱맞게 신전이냐싶겠지만, 실로 이 곳은 '스코틀랜드의 아테네'라고도 불리어지는 곳이다.
파르테논 신전같이 생긴 것은 19세기초 나폴레옹 전쟁에서 숨진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한 국가기념비이고 청소년들로 보이는 아이들이 기념비 바닥에 나란히 줄지어 앉아 주변을 돌아다니며 놀고 있다. 또한 사진찍기에 따라 피사의 사탑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은 1805년 트라팔가전투에서 승리한 넬슨제독을 기념하기 위한 일명 넬슨기념탑이다.
철학자이자 에든버러대학 교수였던 듀갈스튜어드 기념탑이 세인트자일스대성당이 보이는 뷰를 차지하고 있고 언덕에 오르면 이러한 기념탑들이 뛰엄뛰엄 떨어져 서 있다.
이들은 왜 여기에 이런 조형물들을 건립했을까하는 궁금증이 든다. 한편의 그림처럼 조화롭지 않지만 그들이 구현하려는 세상이 정말 아테네의 신전이었다면 가장 높은 곳에서 신께 가까이 가려는 의지 아니면 가장 높은 곳에서 세상을 굽어보면서 또 하나의 권력의 상징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하는 곳이다.
돔 형식의 도시 전망대는 예전에는 천문대로 쓰였다 한다.
이렇게 도시전망대에서 저녁어스름이 짙게 내려앉기 직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기, 그저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감상하기, 이런 저런 상념속에서 벗어나 멍때리기에 너무나도 최적화된 곳이다.
다음 날, 에딘버러를 떠나기 전 들른 로열마일 길을 쭈욱 따라 걸으면 그 끝에 나타나는 에딘버러성. 연중 관광객들로 붐빈 곳이다.
에든버러성 앞의 기념품 가게 맞은 편, 안 가면 아쉬운 위스키박물관(The Scottish whisky experience)이다.
1층에서 시음과 함께 위스키를 살 수 있다.
큰 병으로 1병 또는 미니어처 6종 한 세트 둘 중 하나는 국내반입허용기준으로 구입가능하며 미니어처는 꼭 세트가 아니어도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골라 담을 수 있다.
이 때 면세 가능이니 영수증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해리포터 뮤지엄 컨텍스트가 있는 빅토리아 스트리트, 경찰인 줄 알았는데 주차요원이다.
빅토리아스트리트 끝자락에 위치한 이태리 식당. 나름 맛집으로 인정받았는지 사람들이 붐비고 매우 바쁜데도 주인장이 흥부자다. 두 번째 들렀더니 넘 반가워하며 이탈리언 특유의 오버액션으로 시간이 바빠 테이크 아웃하려는 데도 안 된다며 앉아 드시라고 하면서 유쾌한 액션덕에 식당안 모든 손님들을 미소짓게 한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바쁜 와중에도 유쾌함, 여유를 잃지 않는 주인장의 모습에 절로 따라 유쾌해진다.
에딘버러를 떠나기 전, 아쉬운 마음에 골목길 따라 무작정 걸어본다. 골동품과 전통을 사랑하는 스카티쉬답게 건물이 온통 석회암이다. 오래되어도 거뭇거리는 짙은 건물색깔이 세월의 깊이와 함께 고풍스러운 멋을 더한다. 힐튼 호텔의 상호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저 또 하나의 성, 건물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운 석회암건물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