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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환회 Sep 26. 2021

적게 일하고 더 잘 일하기

에센셜리즘

'왜 많이 팔렸지' 궁금한 이번 주 급상승 도서

[2021년 9월 3주] 9/13~9/19


1980년대 중반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는 새 회사 넥스트를 세운다. 그는 저명한 그래픽 디자이너 폴 랜드에게 하나를 선택하겠다며 여러 CI 시안을 요구한다. 하지만 폴 랜드는 하나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원칙이라며 제안을 거부한다. 결국 스티브 잡스는 하나의 그리고 '최고의' 시안을 받게 된다. 지금과 위상이 다르긴 하지만 무려 스티브 잡스의 제안에 '아니오'라고 답한 이유. '꼭 필요한 일만 한다'는 자신이 세운 일의 본질을 따랐기 때문이다. 『에센셜리즘』의 메인 슬로건인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를 보여준 현실 사례다.



"바빠 죽겠다." 많은 직장인, 사회인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퇴근 시간까지 쉴 새 없이 일만 하는 사람들이 실제 있다. 단, 일의 양이 질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면 더 빨리 끝낼 수 있는 업무를 비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경우. 꼭 하지 않아도 되는 형식적 일을 관성과 관례 때문에 무의미하게 계속하는 경우. 남의 일을 떠맡게 되는 경우가 해당한다. 저자 그렉 맥커운은 모든 일이 중요하지 않으므로, 중요한 일만 취사선택하여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본질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에센셜리즘에 공감하기는 쉽지만 에센셜리스트가 되는 것은 어렵다. 만약 회사에서 다른 사람이 맡아야 했던, 비효율 업무를, 내가 처리할 것을 상사에게 지시받는다면 거절하기 어렵다. 본문에는 "주변에서 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는 언급이 있지만 현실과 거리가 있다. '아니'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우선 프로페셔널이 되어야 한다. 이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혹은 내가 적임자가 아니라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 책은 회사와 가정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에센셜리스트의 사고방식과 현실적 방법론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내가 핵심이라 생각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다. 이 결론을 (GAFA의 슬로건처럼) 가능한 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본질 추구를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한다. 끝으로 사소한 습관부터 큰 결정까지 내가 결정한 기준에 맞춰 정렬시킨다. 결과는 남이 아닌 '내가 주도하는 나의 삶'이다. 제목처럼 매우 단순한 주제를 파고드는 책이지만 리더십, 조직관리, 생활철학 등 넓은 범위로 메시지를 확장한다. 이 지침을 체득하고 내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다면 그 어떤 조직에서든 'NO'라고 말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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