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거리는 마음만 남아

추풍에 단풍은 낙엽이 되어

by 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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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는 일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가고 있을 때쯤 널 보러 가는 길, 창에 언뜻 비친 내 얼굴이 불긋했다. 그런 내 얼굴이 익숙치 않아 잘못 봤나 싶었는데 너를 보니 내 맘까지도 울긋불긋해진 것이 보였다. 우리는 여름의 초입에 서있었지만 너는 당연하다는 듯 선선한 바람처럼 불어왔다. 하지만 바람같은 것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너도 그만 스치며 멀리 사라졌고, 단풍 같은 마음만 여전히 남아 자꾸만 자꾸만 바스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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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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