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새벽

시리고도 따스한

by 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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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문득 잠에서 깨어나
너를 그리며
달과 별과 새벽을 지나치는 날이 있어.
그럴 때면 다시 한 번
너의 안온한 밤을 바라며,
우리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곤 해.

그런 날엔
사무치게 그립다,
라는 말이 절절하게 다가오곤 하는데
그럼에도 나는 스스로에게 괜찮은 척을 하며
그 시린 새벽을 견디곤 했어.

웅크린 새벽엔
유난히 푸른 달빛이 흩날리고,
푸른 만큼 시린 그 온도 속에서
나는 서로의 공백을
오롯이 마주하곤 해.
그리곤 그 사이사이를
온통 그리운 너로 가득 채우지.

너를 향한 마음엔
시린 달빛을 덮을 만큼
따스함이 배어 있어,
너로 가득 채운 공백은
외로움보단 애틋함으로
그 자리에 남아있게 돼.

오늘도 한 겹 쌓이는 애틋함은
푸르른 달빛과 잠시 꾼 꿈 때문인지,
네가 없어 차갑고,
네가 있어 따스한,
사무치게 그대가 그리운 새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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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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